우리집은 식수로 인근 산중에 있는 약수를 씁니다.
매일 배낭을 메고 약수터로 가
그날 마실물을 떠다가
냉장고에 넣어두면
식구들이 수시로 마시는데
어제는 피곤하기도 하고
꾀가 나기도 하고
약수터에 가지않고
정수기 물을 받아서 냉장고에 넣고는
약수로 위장하고
태연하게 약수인척 했습니다.
아침에 아내가 밥상을 차리면서
식탁에 앉은 아들과 내게
냉장고의 물을 한컵씩 따루어 주고
본인도 한컵 들이키면서 말합니다.
"역시 물은 oo산 약수야! 매일 공복에 약수를 마시니까
몸이 좋아지는 기분이 들어!"
아들이 대꾸 합니다
"이젠 정수기물 못먹겠어요"
웃음이 나오려는걸 억지로 참았습니다.
믿고 마시면 믿는만큼 될테니
흥을 깨기가 싫었습니다.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운동을 마친 아내가 열무김치를 담는다고
열무와 얼갈이를 사왔습니다.
거실에 펼쳐놓고 아내는 파와 양파를 다듬고
나는 열무와 얼갈이를 다듬어 썰고.....
아내가 재료를 씻고 소금을 치면서 말합니다.
"오늘 열무김치는 oo산 약수로 담가야지!"
"기대해 아마 훨씬 맛잇는 열무김치가 될꺼야"
그 물이 정수기 물이란 사실을 알면
얼마나 배신감에 치를 떨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물통을 챙겨서
약수터를 향해 걸어 갑니다.
열무가 다 절여지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하는데....
방금떠온 신선한 물이라고
너스레를 떨어야 겠지요
완전범죄는 오늘로 끝내렵니다.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