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모임이 있는날
약속장소인 양평으로 아내와 함께 가는길
아내는 늘 그렇듯이
운전대를 잡은 나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거나
아내에게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아내가 잔소리를 하면 그냥 듣고
아내가 창밖을 바라보면 음악을 틀어주고
아내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 맞장구를 치고
아내를 기분좋게 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내가 동료화가(언니)의 이야기를 한다.
시시콜콜
"언니는 빵을 사도 비싸고 작고 맛있는 빵만 사고
말한마디를 해도 사람을 기분 좋게하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의 뿌리치지 않고...
아내옆에 좋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며
맞장구치고 함께 웃어주니
아내가 기분이 더 업되어 크게 웃고 즐거워 한다.
양평까지 가는 동안 내내
아내는 까르르 웃으며 이사람 저사람 이야기를 한다.
아들이야기 처남 이야기
아내가 이리 수다스럽고 행복해 보이던 날이 얼마나 될까?
일부러 약속장소를 지나쳐
먼길로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아내는 계속 이야기하고 웃고.......
아내의 얼굴에 봄이 왔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아내는 아내를 향해 손짓하고
반가워 하는 사람들 틈으로 뛰어간다.
마치 내가 옆에 없었던 것처럼........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다가
그냥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