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먹었다

cjsdns(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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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먹었다/cjsdns

송충이 구제.png

슬픈 일이다.

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먹었다니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어도
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 먹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sanha88@sanha88 님의 글을 읽다 마음이 짠해서 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먹었다란 주제로 글한 편 써 놓았는데 저녁 먹고 마이닝 토큰과 씨름하다 뭘 잘못 건드렸는지 그마저도 날려 먹었다. 허전한 마음으로 맥주라고 한 캔 할까 하고 편의점 갈려하니 그마저 가지 말라 비기 내린다. 그래서 그냥 돌아 들어와서 혹시나 흔적을 찾으면 있을지 몰라 뒤적이나 눈만 아프다.

저녁 먹으러 들어가서 들은 소리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으나 태연한 척 즈들 인생인데 부모라고 어찌할 수 없으니 뭐라 하겠노라며 달래듯 아내에게 말하니 다 우리가 잘못해서 그렇다며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데 우리가 못했으니 자식을 하나 낳고 안 낳겠다고 하는 거니 손주 욕심은 내지 말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인생 어차피 다단계 아니냐 하니 뭔 소리를 그렇게 하냐길래 생각을 해보소 둘이 만나 줄줄이 자식 낳아서 키우면 라인이 자라 가며 생명을 얻어가니 희망이 있는 것이고 자식을 안 낳으면 즈들끼리는 좋을지 모르나 대가 끊기는 것이니 그냥 거기서 끝, 아니겠소, 다행히 하나라도 낳았으니 그놈이라도 잘 키우면 혹시 알겠나 싶어 하는 말이오.

옛날 노인들 자신의 대가 끊길라 무척 마음들을 썼는데 그게 다 뭐같소, 다 자신의 라인 관리하는 것 아니겠소 인생은 다단계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자식을 왜 낳아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겠는데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해서 하늘의 점지보다 본인들 생각이 우선하니 부모라고 뭐라 하겠소 자식들 장가갈 때쯤이면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세상이 변하여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고 정작 즈들 자식 그만 낳겠다, 아예 낳을 생각이 없다는데 오히려 부모 노릇을 못해서 그렇다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우리 모습이 조금은 초라하고 안됐어 보이니 부모는 무모고 자식은 자식이구나 싶기만 한 현실이 안타깝소이다.

누구 말처럼 스팀이 만원쯤 가주면, 블록체인이란 것이 부지런히 가주어서 세상의 중심 기술이 되면 체면이 서고 원하는 거 다는 못해줘도 세상을 앞서서 선도하는 이런 것도 있구나 어떻게 우리 아버지는 이런 걸 다 알고 하셨지 역시 우리 부모님이 최고구나 할터인데 아버지는 되지도 않는 허황된 것에 그렇게 기운을 쓰세요, 하는 소리나 들어야 하니 이제는 자기 아버지 말보다 유시민이 말을 더 믿는 자식들이 되었으니 유시민이가 젊은 이들이여! 자식을 많이 낳는 게 행복이고 애국이고 인류애의 기본 질서입니다 라고 하기 전에는 손자 하나로 만족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도 둘씩은 낳아 넷은 되어야 재롱도 보고 먹고살기 바빠서 자식들에게 못해준 거 손주들에게도 해줄 터인데 , 키워서 장가들 보내 놓으니 살기가 힘들어서 아예 계획이 없다는 놈에 하나 낳고는 그만 낳겠다고 하는 놈, 말하면 뭐하리 우리는 여유가 있고 풍족해서 즈들을 낳아서 애지중지 키웠는지 아는가 나쁜 놈들...

아까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마무리를 할까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송충이가 금강송을 잡아먹었다./cjsdns

소나무야 소나무야
주야 청청
푸르름 자랑 마라.

송충이가 시기하고 시샘하면
네 잎을 갉아먹고 푸른똥을
네 얼굴에 갈겨 놓으면
기상은 꺾이게 되어있고
속상하다 시름시름 앓다 보면
금강송이면 대수냐 하는 비아냥에
바람 따라가게 될지도 모른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주야 청청 좋다마는
모양 좀 빠지면 어떻더냐
텃새가 되었든 산새가 되었든
한쪽에 깃들게 하면
송충이쯤은 송충이쯤은
범접을 못하리라.

소나무야 소나무야
주야 청청
푸르름 자랑 마라.
네 자랑 아니 해도
독기 품은 송충이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거늘
스치기만 해도 가렵고
통증으로 벌겋게 부어오르니
그냥 그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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