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저감장치

cjsdns(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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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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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y

기억력 저감장치/cjsdns

늙어버린 그놈이 언덕길에서는 영락없이 먹구름을 그려낸다.
언덕 아래 집에서는 소낙비라도 금방 내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비설거지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십 년이란 세월을 함께했는데 첫사랑 숙희보다 정이 더 들었는데 이놈은 뭐가 못마땅한지 연실 힘들다는 표정이다.
밥을 안 줬나 간식을 안 줬나 심술까지는 너무하다 싶다.
부부도 오래 살면 데면데면 해진다더니 이놈도 그런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놈에게도 약이 있기는 있는 거보다.
그건 다름 아닌 먹구름 저감 장치란 것이다.
그걸 달아주면 어느 정도는 화색이 돌기는 하는가 본데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왠지 그건, 내게 기억력 저감장치를 누군가 달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누가 달아놓았는지 내게는 기억력 저감장치가 달려있다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들기 시작했다.
누가 달았지?
아무래도 세월이란 놈이 달아 놓고 도망을 친 모양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이러다 설마 마누라 얼굴 잊어버리고 집주소 잊어버리는 건 아니겠지 하며 가족들의 생일을 생각하며 줄줄이 외워본다.
다행이다. 아직은 마누라 생일도 아들놈들 생일도 기억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런데 형제들 생일은 모두 기억하는데 며느리 생일은 도통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이거 뭐지 옛것을 기억하고 최근 것을 기억을 잘 못하면 치매라는데 혹시 그럼 이거 치매야 생각하니 겁이 덜컥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