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hipochipo 입니다.
한전부지에 들어설 현대 글로벌비지니스센터의 조감도 입니다. 완공 후에는 저거랑 좀 다를수 있습니다.
영동대로변의 무역센터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한국전력은
나주로 이전되고 그 부지를 현대가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매입했죠.
역시 자금력 막강한 현대 아니랄까봐요.
입찰금액은 일반인의 인지 범위를 아득히 초월해버렸습니다.
“정부 땅 사는 것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는
정몽구 회장의 당시발언도 드라마틱했죠.
당시 어떤기자는 ‘삼성’역을 ‘현대’역 혹은 ‘몽구’역으로
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했습니다.
정 회장의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증권계의 반응은 다소 무거웠습니다.
경쟁자 삼성전자가 써낸 것으로 알려진 4조 원대 후반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금액을 불러서 ‘승자의 저주’를 받게 됐고
결국 주주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코멘트들이
국내외 증권사, 투자사로부터 나왔습니다.
인수가 결정된 날 현대차의 주가는 9% 넘게 곤두박칠 쳤습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회사의 의사결정에서 주주의 이익은
철저히 무시됐다”라고 비판했죠.
비판은 자유다. 그런데 논리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눈에 띄네요.
첫째로
우선 ‘승자의 저주’라는 표현이 다소 부적절한게......
이는 경제학 용어로, 누구에게나 같은 가치가 있는 자산을 경매하는
‘공통가치 경매’에 적용될수 있습니다.
유전, 광산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수 있겠네요.
공통가치 경매에서 이기려면 다른 참가자들의 평균 입찰액,
즉 객관적 기대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불러야 합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경매에서 승리하는 게 손해일 가능성이 커지게 되죠.
반면 상업용 부동산이나 예술품 등은 주관적 가치를 가진 자산에 해당됩니다.
같은 땅이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죠.
가장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순리겠네요.
이 땅을 삼성전자보다 현대차그룹이 더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값을 불렀다면 이를 승자의 저주라고 볼순 없겠네요.
둘째로
소문처럼 경쟁사보다 턱없이 많은 금액을 썼다 해도
그게 꼭 경영자의 잘못이라고 볼순 없습니다.
만일 경쟁사의 의향을 정확히 알아내고 입찰에 들어갔더라면
그것이야말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었겠죠.
참가자들이 서로의 입찰액을 몰랐던 건 담합 없이 경매가
제대로 진행되었다는걸 보여줄 뿐입니다.
셋째로
주주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판도 일부만 맞습니다.
빨리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자와 높은 배당을 원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매입이 충격이었겠지만, 수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장기 투자자들은
이번 일 하나 때문에 정 회장을 비난할 필요가 없겠죠.
현대차 주가는 6년 전 금융위기 때에 비해 5배 이상 높습니다.
자동차업계를 오래 담당하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장기 투자용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보다 고배당을 원하는 투자자가
이번 일에 실망했다면,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다”라고 말합니다.
10조여 원이라는 금액이 적절했는지 아닌지는 앞으로 현대차가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이뤄낼 것이냐에 달려 있겠죠.
지루하고 밋밋한 고층 건물만 들어서는 ‘현대 타운’ 건설에 그치고 만다면
물론 실망스럽겠지만, 땅도 파기 전부터 경영진의 책임을 묻자는 주장은
지나친 설레발처럼 들립니다.
그때 당시에 현대차가 그 10조원을 연구개발에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기사로 내보내졌네요.
관련 기사에 달리는 인터넷 댓글들도 보면 뭐
"물 새는 흉기차가 품질개선은 안하고 뭔 부동산에 돈지랄이여~~
내수시장에서 돈만 뜯어가고~~" 이런 식의 불만이 대부분이였습니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면 더 좋을수도 있겠네요.
근데 현대차가 땅을 사지 않았다 해서
그 10조원을 연구개발에 추가 투자했을까요?
전 아닐꺼라고 봅니다.
돈이 모자라서 하고 싶은 연구개발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요,
지금 현대차의 상황이나 전략은 그렇지 않죠.(이른바 fast follower..)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부동산 구입과 연구개발비를
직접 연관시키는 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뭐 누구나 현대차에게 연구개발을 더 많이 하라고 주문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사지 말고 그 돈을 연구개발에 써라... 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의 별개의 문제인 셈이죠.
더군다나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정몽구 회장보다
그 돈을 어떻게 쓸 지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더군다나 재벌이 보기 싫다고 껀수 생길때마다
무작정 까고 보는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진보매체 일부는...
평소엔 재벌들보러 세금 좀 더 내라, 전기값 좀 더 내라고 하더니,
막상 현대차가 한전에 10조원 지불하게 되니까 경영진의 배임행위라니,
오너 경영의 폐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그닥 일관성은 없습니다.
그럼 외국인 투자자들 주장대로 그 10조원을 한전에 주지 말고
주주들(외국인 45%)에게 배당으로 뿌리는 게
진보적이고 한국 사회를 위해 도움되는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