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에 빠지기 쉬운 경제이론들

chipochipo(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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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hipochipo@chipochipo 입니다.

오늘은 듣기에는 참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제논리들을 몇가지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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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오류

"앞으로 인구가 줄어드니 집값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요즘은 이런 말 믿는 사람 거의 없겠지만 다시한번 짚어봅니다.
집값은 그렇게 쉽게 예측할수 있을까요?
부동산 가격에는 인구변화 외에도 수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만일 한반도에 갑자기 흑사병이라도 돌아서 5천만 한국 인구가
순식간에 3천만으로 줄어벌인다면 분명히 부동산 값이 폭락하겠죠.
하지만 현재의 추세는 그 정도의 대격변까지는 아닙니다.

5천만 인구가 향후 수십 년에 걸쳐서 4천9백만, 4천8백50만, 4천8백만
... 하는 식으로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추측되는 정도다.
(심지어 평균수명의 증가로 2030년 인구가
5200만까지 조금 늘어난다고 보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확실히 부동산 값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

게다가 부동산은 다른 재화와는 달리 가격 탄력성이 낮습니다.
대한민국에 땅은 10만 제곱킬로미터로 정해져 있고 간척사업을
대규모로 하지 않는 이상에 더 늘어나지 않습니다.

정부가 급하게 아파트와 택지를 공급한다 해도 적게는 3-4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거주공간으로써의 부동산 특성상 수요 측면에서의 탄력성도 낮습니다.
TV나 자동차는 필요 없으면 안 사도 되고 안 써도 되지만 집은,
즉 잠잘 곳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소유할 수 없으면 전세나 월세라도 내서라도 거주권리를 얻어야 하죠.
값이 오른다고 해서 집을 팔고 거리로 나앉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광적 투기꾼들 제외)
결국 독과점에 아주 취약한 자산이 부동산입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다른 재화와 성격이 다릅니다.
저출산 추세만 놓고 미래의 부동산 가격을 예측하는건 나무만 보는 격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인구변화보다 세금 제도, 대출 규제, 용도 규제, 경기 등
각종 정부의 정책에 훨씬 더 크게 영향 받게되죠.


오해 두번째

"일본은 망해가는 나라다. 한국은 일본을 다 따라 잡았고,

이제 일본을 따라가면 안 된다."


eco.jpg

일본은 여전히 경제대국입니다. 한국보다 훨씬......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삶의 수준이 더 높습니다.
실업율은 낮고 최저임금은 거의 1.3~ 1.5배입니다.
평균수명도 더 길고 공해도는 훨씬 더 적습니다.
삶의 질이 세계 상위수준이며,
바보가 아닌 이상에 일본에 가보면 얼마나 잘 사는 나라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이 망해간다는 둥,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는 둥 하는 말들은
1인당 GDP라는 수치만 놓고 보기 때문에 판단하는 오류죠.
GDP는 국가 내 총 생산량을 대충 어림짐작으로 추측한 지표정도로 쓰입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나 국가가 쌓아놓은 부를 비교할 때 쓰라고 만든 지표가 아니죠.
한때 전세계 경제의 모범사례로까지 칭송받았던 일본을
한국이 굳이 걱정해줄 이유는 없는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1인당 GDP는 'flow'를 나타내는 지표에 해당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가의 부는 'flow'가 아니라 'stock'에 해당됩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니까 1인당 GDP만 비교하면서
한국이 일본은 다 따라잡은것 같은 착시현상에 빠지게 되는 셈이죠.

예를 들어 A 기업체에서 B동료의 연봉은 6천만원이고
내 연봉은 5천만원이라고 칩니다.
그럼 내가 엄친아의 '83%만큼 잘 산다'
혹은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나와 B동료의 재산 격차는 매년 1천만원씩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10년이면 재산 1억 차이가 나고, 50년이면 재산 5억 차이까지 벌어집니다.

2017년 통계로 우리나라 1인당 가 29900달러, 일본이 38400달러 입니다.
지난 10년동안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질 못하는군요.
엔저때문에 일시적으로 좁혀진 적은 있었지만
이 차이는 앞으로도 좁혀지기 힘들껏 같습니다.


오해 세번째

"물가상승율이 올라가야 경기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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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좀 안다는 사람들이 종종 이런 얘기를 합니다.
논리는 그럴 듯 해 보이죠.
"물가가 계속 오르면, 사람들은 TV를 내년에 사는 것보다
지금 당장 사는 게 돈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미리 앞으로 당겨서 하게 된다.
그 후 경기가 좋아집니다.
반대로 앞으로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사람들이 소비를 뒤로 미루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가 위축됩니다.
따라서, 경기를 살리려면 정부는 물가상승을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우선 '물가'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부터가 문제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쓰는 물가라는 개념에는
오만가지 재화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TV, 자동차, 휘발유, 쌀, 배추, 미용컷트 등등...
그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주거비'와 '연료비(유가)'입니다.
이 두 가지는 가격 탄력성이 낮다.
유가가 빨리 오를 것 같다고 해서 사람들이 미래에 쓸 석유를
미리 당겨서 오늘 소비하는 것은 아니지않습니까 !!!

설령 그렇게 한다고 해서 국내 경기에 그대로 반영되지도 않죠.
석유는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입니다.
유가만 놓고 보면 하락해주는게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게 이해가 안 된다면 내일 당장 동해에서 대형 유전이 터지면
그게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겠는가 아니면 도움이 될까요?
물가결정론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유전 발견은 국내 물가를 떨어뜨릴테니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름이 나와서 싫어할 나라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GDP니, 물가상승률이니 하는 지표를 들어가면서 상황을 너무
단순화시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의 문제라고 봅니다.
지표에는 수많은 상황이 종합되어 있죠.

지표의 움직임으로 그 수많은 상황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학을 '사회과학'이라고 칭하면서, 경제학에 수학이
보다 깊게 접목되면서 이런 수치 지표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것도
우리나라에서 위와같은 경제적 속설이 등장한 한 이유 같습니다.
이런식의 접근은 경제의 본질을 흐릴 뿐입니다.

그럼 경제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어떤나라가 잘사는 나라라고 볼수 있을까요?

의외로 간단합니다.
돈은 많고 물가는 저렴한 나라가 풍요로운 나라라고 볼수 있겠죠.
미국이 북유럽 몇몇 국가보다 1인당 GDP는 낮지만
중산층의 삶의 질은 생각보다 괜찮은 수준입니다.
물가가 낮기 때문이다.

이런면에서 제 경험상 독일이 더욱더 풍요로운 나라라고 봅니다.
그네들의 국민소득은 우리의 2배나 되는데 Aldi나 Kaufland같은
대형마트에 가보면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낮습니다.

'잘 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물가상승율을 올려야 한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본질을 흐트러트린다고 봅니다.

잘 사는 나라가 되려면 궁극적으로 물가는 낮아야 하고 소득은 높아야 하죠.
쉽지 않지만 이게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소득을 높이고 물가는 더욱더 높이는 상황으로

가는것 같음니다만... ㅠ


그럼 스티미언 여러분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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