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요새 매우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뭐 책 버린 거야 이미 어느정도 털어냈다고 생각한다. 한바탕 일어난 후 오히려 내가 안 읽는 책들을 따로 정리해서, 도서관이나 친구들 나누어 줄 용도로 분리해 놓았다. [그리고 이미 몇권은 내 손을 떠났다. ]
뭐 업친데 겹친격으로 주변 상황들이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아침에 오랜만에 연락온 친구의 메세지에는 그 친구가 요새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 약을 다시 복용받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고, 어제 카톡으로 이야기 한 친구 역시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고생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일과 관련되서 프로젝트도 계속 뒤엎어지고, 쓸데없는 노동들만 늘어나고 있다. 상사나 팀장이 하는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 정말 나를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방향성 없이 그져 맹목적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나는 굉장히 불쾌하다. trial and error 끝에 어쩌다 맞겠지, 나에게는 그 말이 내가 수많은 시도를 해서 답을 찾아 와라, 이런 식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나는 그 시도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필요한데, 그져 특정 이론의 맹목적 신뢰(?)에 의해 나에게 여러가지 시도를 계속 해보라고 한다. 이럴 때면 진짜 내가 문제를 넣으면 알아서 해결해주는 블랙박스인가, [컴퓨터, 계산기?] 란 생각이 든다.
별다른 방법이 없는 나는, 컴퓨터 앞에서 코드를 작성하고, 여러 수작업을 시행중이다.
예전엔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요즘은 먹는 것도 맘껏 먹지 못하니, 계속 스트레스가 쌓이나 보다. 거기다가 베란다에 대한 트라우마로 [작년에 베란다에 메달려 투신 자살했던 사건을 목격했다. ] 베란다를 항상 가리고 산다.
그 자살 목격후, 트라우마로 인한 첫 자살충동 이후 몇달 간격으로 그런 불쾌한 느낌이 나를 사로 잡을 때가 있다. 생존에 욕구가 강한 나지만, 그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것 많으로도 불쾌하다. 거기다가 좋은 기분은 지속성이 짧지만, 불쾌한 생각은 정말 오래간다.
진짜 의대에 진학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인것 같다. 선생님과 부모님, 친구들 모두 의대에 가라고 했지만, 만약 병원에 가서 맨날 사람들이 아프고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내 유리같은 정신이 금방 깨져버릴 것 같다. 나 스스로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내 앞에서 한 사람이 죽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니까 처참히 무너진다. 이런 내가 어떻게 수술을 하며, 남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을 하겠는가
대학교 때에도 많은 친구들이 의전으로 진학했고, 심지어 대학원 때에도 많은 친구들이 의대에 편입하거나 의전으로 진학했다. 사실 나에게도 의대 편입이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여기서 어떻게 보면 나의 전공 중 하나가 들어난다], 그 길은 이미 버린 길이라며, 더 순수학문을 팠다.
결국 졸업 후 어느정도 현실에 타협하여 지금의 위치에 온 건데 ㅋㅋㅋㅋ
치대를 졸업한 친구들과 치대에 입학한 친척 왈, 치대는 덜하다며 치대로 오라고 나를 유혹한다. 나보고 아직 화학과 생물 과목들 안 까먹었지 않냐며, 입시 준비하기는 수월하다고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며, 작년 신입생 중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들도 있다며, 나를 유혹한다.
한 헤드헌터 회사는 어떻게 내 이메일을 알았는지 이직을 나에게 권한다. 아직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이직 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내가 안된다면 관련 친구라도 소개시켜달라고 연락이 왔다.
친구 자식도 나를 유혹한다. 예전에 가다만 퀀트 비슷한 일을 하자고, 나라면 잘 할 수 있을거라고
ㅋㅋㅋ 진짜 내가 능력이 있을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쪽 일을 손 뗀지가 벌써 꽤 됬고, 코딩도 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맨날 다루는 프로그램을 다룰 뿐이다. java, C, C++, 파이썬, LISP, 포트란 등등 정말 많은 언어를 접했지만 하나도 제대로 다룰 줄 아는게 없다. 그냥 코드 구해다가 수정하고 변수 바꾸고 몇줄 더 넣고 이게 다다. 모듈조차 내 생각대로 자유롭게 짜지 못하는데 ㅋㅋㅋㅋㅋ
진짜 유혹이 많이 들어온다.
속세의 유혹에 벗어나 종교에 종속하라는 그런 유혹도 들어온다.
내 중학교 때의 꿈이 천주교의 신부였다. 스스로 고뇌하며 고민하고 자숙하는 그런 신부
드라마 열혈 신부의 신부상과는 다르지만, 속세와 거리를 멀리하고 수도원에서 명상하고 스스로를 닦는 그런 신부
이런 유혹들에 넘어가면 내가 선택한 길, 지금 당장의 현실을 부정하는 것 같아서 참고 견디고 있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