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화와 신화 속의 개-Part1
개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보니 관련된 설화와 신화가 상당히 많다.
독립적인 이야기도 있고, 설화와 신화속의 주조연으로 등장하는 모습도 굉장히 많다.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꽤나 관련 이야기가 많다.
▶ 작년에 이어 다시 등장한 유해진씨.
때로는 주연으로, 때로는 조연으로..
개는 설화와 신화계의 유해진과 같은 존재랄까?
대표적인 설화나 신화속의 개만 살펴봐도..
오수의 개, 개와 고양이와 구슬, 뼈다귀를 문 개(이솝우화),
삼목구설화, 검은개전설, 그리고.. 케르베로스, 가룸 등등.. 아이고.. 너무 많다.
(솔직히 개와 관련된 신화, 전설이야기만 해도 한참걸린다.)
그 중 몇가지 이야기만 소개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 삼목구(三目狗) 이야기
흔히 합천 해인사와 대장경에 관련된 이야기로 알려져있다.
개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벽사이야기이기도 하다.
시기는 기록에 따라 신라라고 하기도 하고, 고려라고 하기도 한다.
대체로 해인사의 창건과 연결지을 때는 신라로,
대장경와 연결지을때는 고려로 시기가 연관지어진다.
지역도 기본적으로는 합천이지만, 따로 지역이 나와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버전이 정말 다양하다.)
▶ 삼목구(三目狗)가 그려진 민화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 합천에 이거인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밤 길에서 희한하게 생긴 개와 마주쳤다.
개의 몸은 누렇고, 검은 줄무늬가 있어 꼭 호랑이처럼 생겼는데,
얼굴에는 눈이 세개나 달려있었다.
그는 그 모습을 기이하게 여겨 집으로 데려와
'삼목구(三目狗)'라고 이름을 짓고, 자식처럼 아끼면서 키웠다.
삼목구도 그런 주인에게 충실하고, 또 용맹했다.
(무서워서 도망쳤는데, 삼목구가 끝까지 쫓아왔다는 버전도 있다.)
그러던 어느날 삼목구가 죽었다.
이거인은 매우 슬퍼하며 관을 만들고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
그리고 몇년 뒤 이거인 역시 세상을 떠났다.
이거인이 죽어, 저승길을 가던 도중 삼목대왕(三目鬼王)을 만났다.
삼목대왕은 그를 보자 반갑게 달려와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가 전에 죄를 지어 3년간 개의 모습으로 쫓겨나 있었습니다.
그때 당신이 거두고 돌봐준 눈 셋달린 개가 바로 나입니다.]
삼목대왕은 은혜를 갚기 위해 이거인에게 염라대왕을 만났을 때 방책을 알려준다.
판결전 염라대왕이 이거인에게 마지막으로 할말을 물었다.
이거인은 삼목대왕이 알려준 대로 대답을 한다.
[제가 살아 생전에 부처의 말씀을 새긴 장경을 만들어 그 말씀이 중생들에게
오래 전해지도록 하고자 했으나, 그것을 마치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염라대왕은 그의 수명을 늘려주며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려보낸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삼목대왕은 이거인에게 공덕문을 짓고 관인을 받아두라고 말한다.
(쉽게말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관청에 사업신청을 해두라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인간세상에 돌아온 이거인은 삼목대왕이 시킨대로 하였다.
(정말 죽은게 아니라 꿈이었다는 버전도 있음.)
그때 마침 나라의 공주님이 죽을 병에 걸렸는데, 그녀가 이거인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거인이 궁으로 불려가보니 공주에게서 삼목대왕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공주(삼목대왕)가 왕에게 청했다.
[이사람을 도와 대장경 불사를 하면 소녀가 살아나고, 나라가 평안해 질 것입니다.]
이에 왕이 이거인으로 하여금 대장경을 만들게 하였고, 대장경은 해인사로 옮겨졌다.
▶ 합천해인사
● 반호(盤瓠) 전설/ 견용국(犬用國)시조설화
또한, 중국 전설에는 개가 하나의 민족의 조상이 된 이야기도 있다.
두가지의 버전이 있다. (특이하게 동서로 나뉘어진 버전이다.)
▶ 반호(盤瓠)전설.
먼저 서쪽의 이야기로, 제곡 고신씨 때의 이야기다.
변방에서 방왕이 반란을 일으키자, 제왕은 크게 근심에 휩싸였다.
이에 제왕이..
[방왕의 목을 베어오는 자에겐 황금 천근과 1만호의 식을 내림은 물론, 나의 딸을 주겠노라!]
라고 천하에 포고했다.
그 일이 있은 뒤, 제왕의 애견인 반호가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반호는 방왕의 목을 물고 돌아온 것이 아닌가?
제왕은 자신이 한 말이 있어 난감했지만, 공주가 스스로 나서며 말했다.
[황제가 되셔서 약속을 어기시면 아니됩니다.
이는 용서받을수 없는일이니, 소녀가 반호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이에 공주는 반호에게 시집을 갔고, 이후 3남 6녀를 낳았다.
이들의 자손은 후에 크게 번성하여 사람들은 그들이 세운 나라를 '견융(犬戎)의 나라'라고 불렀다.
견융은 흔히 '서융(西戎)'이라고도 하는데, 서융의 범위가 워낙 넓어서..
삼국지에 나오는 저(氐)족, 강(羌)족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아랍에 이르는 서쪽지역 이민족 까지도 말한다.
(원체 중국이 자기들 빼고는 다 오랑캐라고 부르는지라..--;)
참고로, 중국창세설화와 관련된 반고(盤古)와
음이 비슷해서 둘사이의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에서는
반고가 개-짐승-의 머리를 한 반인반수로 나오는건가?)
다른 이야기로는 동북쪽의 이야기로, 시기는 알수 없다.
한 재상이 얇은 껍질로 북을 만들고는 말했다.
[이 북을 찢지 않고, 소리를 내는 사람을 사위로 삼겠다.]
하지만 아무도 그 북을 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작은 힘으로 쳐도 북이 찢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깜짝 놀란 재상과 사람들이 가서 보니..
어떤 개 한마리가 꼬리로 북을 치고 있는게 아닌가?!
재상은 황당했으나,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 개를 사위와 맞아들였다.
▶ 오낭개(五囊狗)전설과 오랑캐.
개는 매일 밤마다 재상의 딸을 핥고 물고 할퀴었다.
이를 참지못한 재상의 딸은 다섯개의 주머니를 만들어 개의 네 발과 입을 감싸버렸다.
사람들이 그 개를 일컬어 '오낭(五囊)을 낀 개(狗)'라고 불렀다.
이후, 개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자, 재상은 이들을 북쪽으로 쫓아냈다.
그리고 이들은 그곳에서 후손을 퍼뜨렸는데, 사람들은 그들을 '오랑캐'라 불렀다.
다른 버전인 '올량합(兀良合)설화'에서는 불알이 다섯개 달린 개(五閔犬)가
강가(두만강이라는 썰도 있다.)에 빨래를 하러 나온 처자를 겁탈하여
자식을 낳았는데, 머리가 누런 아이가 나왔다.
이 아이가 북쪽으로가서 큰 부족을 이루었는데, 이를 '오랑캐'라고 불렀다고 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개로 대변되는 토템신앙을 가진 민족과의 결합이라 볼수도 있고,
서융은 물론 오랑캐까지,
타 민족에 대한 중국의 우월감과 멸시가 담긴 설화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전편 : https://steemkr.com/daily/@bard-dante/2018-part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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