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고백하자면 나는 한국에서만 영어를 배웠다. 그럼에도 나에겐 네이티브급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오지 않은 내가 오히려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온 학생들에게 영어를 지도하고 원어민들과 유창하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곤 한다. “영어회화 어떻게 공부하셨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영어회화 공부방법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공부방법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공부방법이라고 해서 자신에게도 잘 맞을거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 영어회화를 잘 할 수 있는 지름길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쓰는 단어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도 전문 용어를 쓰면서 이야기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잘 쓰는 단어, 패턴 몇 개만으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네이티브가 매일 쓰는 핵심동사, 핵심패턴을 습득하고 있다면 어학연수 경험이 없더라도 충분히 영어를 잘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영어회화를 잘 하고 싶다면 어려운 책이나 강의로 공부하기보다는 정말로 핵심적인 내용만 나와 있는 쉽고 단순한 책을 골라서 공부하라고 조언해주곤 한다. 그렇다면 어떤 책으로 공부를 해야하는지, 영어회화책을 추천해 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영어회화 교재와 관련해서 괜찮다고 느낀 건 오석태의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이다. 이 책에는 핵심동사 25개와 핵심패턴 75개가 들어있다. 결론적으로 네이티브가 매일 쓰는 핵심동사는 25개, 핵심패턴은 75개로 분류된다. 가령 핵심동사에는 take, bring, get, come, go, leave, want, need, like, hate, know 등의 동사가 소개된다. 영어를 좀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에이, 저런 동사를 누가 몰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동사들이 만만한 동사들일까?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학교에서는 영어 시간에 영어 단어 뜻을 쓰는 시험을 보곤 한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영어단어 깜지를 써오라고 시켰던 교사도 있었다. 하지만 영어 단어를 이런 식으로 외운다면 평생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영어를 잘 할 수 없다. 영어 단어에는 한 가지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get’을 보자. 영어 단어 시험을 볼 때 get의 의미를 ‘갖다’라고만 써도 정답 처리가 된다. 그러나 실제로 get은 갖다 외에 먹다, 알다 등의 의미가 들어 있다. 이러한 의미를 모른다면 get을 회화에서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게 쉽다고 착각할 수 있는 동사들을 심도있게 다루며 그 의미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get으로 돌아가보면 오석태는 get을 ‘내 것으로 소유하다’라고 파악한다. 내 손으로 쥐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이외에 머리를 써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내 소화기관을 이용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것들을 처리하다, 가져다 주다, 갖다, 사다, 먹다, 이해하다 등으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정확히 이해하기도 사용하기도 만만치 않은 어휘라고 소개되는데 나 역시 이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25쪽에 수록된 get이 들어간 예문들을 나열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