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고중량 역기를 드는 방식을 고집했다. 보호장구는 쓰지 않았다. 그게 진짜 강한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바꾼 지 한 열흘쯤 된 것 같다. 점점 늙어가는데, 역기 무게가 200㎏ 넘어가니까 좀 겁이 났다. 다칠까봐.
직전 [운동] 포스팅에 썼듯, 나는 ‘리프팅 용품계의 샤넬’ SBD사의 벨트, 니슬리브(무릎 보호대), 리스트랩(손목 보호대)을 샀다. 지난 월요일(2018년 7월 2일) 풀셋을 착용하고 운동했다. 벨트까지 하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신세계였다. 스콰트를 하는 날이었다. 152㎏까지는 니슬리브와 리스트랩만 썼다. 그렇게만 써도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와 이정도만 해도 좋은데. 벨트 괜히 샀나, 싶었다. 그것은 지독한 착각이었다.
180㎏에서 벨트를 찼다. 벨트 착용 전후는 천양지차였다. 나는 역기를 어깨에 이고 쑥 내려갔다가 벌떡 일어다. 너무 가벼웠다. 원판을 제대로 끼운 게 맞나 다시 확인했다. 맞았다. 힘이 남았다. 170㎏로 5회 3세트 더 했다.
고중량을 들 땐 숨을 크게 들이마셔 배를 부풀린다. ‘복압’을 채워 몸통을 단단하게 하는 것이다. 벨트를 차면 복압이 더 세진다. 직접 해보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덕분에 상체가 콘크리트처럼 고정됐다. 머리가 띵했다.
무서울 정도였다. 상반신이 잠기니까 스콰트가 아니라 레그프레스를 하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충격적이었다. 나는 왜 지금까지 무장비를 고집했나, 자괴감이 들었다.
별일 없으면 오는 20일 새 스콰트 기록을 잰다. 종전 무장비 스콰트 기록은 203㎏였다. 벨트까지 했으니 최소 210㎏는 들 수 있을 것이다. 더 들 수 있으면 더 좋겠다.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가 어깨에 두른, 마이크 타이슨이 허리에 감은 챔피언 벨트를 동경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평생 챔피언 벨트를 찰 일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챔피언 벨트는 아녔지만, 비슷한 벨트를 할 일은 있었다. 운동할 때였다. 내 리프팅 벨트는 폭 10㎝, 두께 13㎜다. 겉면은 광택이 도는 검정 가죽, 내부는 붉은 스웨이드로 만들었다. 전면 중앙에는 쉽게 차고 풀 수 있는 금속 레버가 있다.
그것은 기능적으로 훌륭하면서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웠다. 내 벨트다. 나는 탈의실에서 그것을 어깨에 두르고 나와서 스콰트랙 옆에 내려놓고 몸을 풀었다. 본세트에서는 비장한 표정으로 벨트를 조였다. 내 벨트다.
2018년 7월 2일 스몰로브 인텐스 3-2
스콰트 115㎏ 3회
스콰트 132㎏ 3회
스콰트 152㎏ 3회
스콰트 182㎏ 3회 2세트
스콰트 170㎏ 5회 3세트
2018년 7월 4일 마그누손/오트마이어 10
데드리프트 167㎏ 4회 4세트
데드리프트 187㎏ 2회
데드리프트 210㎏ 2회
데드리프트 167㎏ 8회
2018년 7월 5일 스몰로브 인텐스 3-3
스콰트 112㎏ 3회
스콰트 142㎏ 3회
스콰트 162㎏ 3회
스콰트 182㎏ 3회 4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