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다.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에 마실 술을 사야 할 목요일이다.
어떤 술을 추천하기도 조심스럽지만, 비추하기는 더 조심스럽다.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복순도가 손막걸리를 사 드실 필요는 없을 거 같아 이 글을 쓴다. 가뜩이나 스팀, 스달도 빌빌대는 마당에.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막걸리계의 돔 페리뇽’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마케팅한다. 고급 샴페인 같은 막걸리라니, 나는 거기에 혹했다.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한통에 1만 2000원이다. 한 통은 배달도 안 해준다. 최소한 세 통은 사야 한다. 그러니까 나는 그럴듯한 문구에 홀랑 넘어가서 3만 6000원을 쓴 것이다. 맛이 있었으면 말도 안 한다. 아, 내 돈.
복순도가 측은 손막걸리를 딸 때 흔들지 말라고 한다. 뚜껑을 서너 차례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기만 하면 막걸리 통 안에서 탄산이 피어올라 침전물이 섞인다. 주의할 것. 만약에 흔들어 열었었다가는 대폭발 대참사가 벌어진다.
한입 마시면 왜 복순도가 측이 돔 페리뇽을 운운했는지 알 수 있다. 탄산이 강렬하다. 술을 머금으면 입안에서 탄산 방울이 톡톡 터진다. 아마 복순도가 손막걸리의 탄산에서 샴페인과의 연결고리를 찾았을 것이다. 그냥 샴페인이라고 하면 재미없으니까, 유명한 샴페인 돔 페리뇽을 콕 찝었겠지. 영리한 마케팅이다.
그러나 탄산이 전부다. 탄산을 빼면 진한 신맛만 남는다. 요구르트보다 시다. 보디감은 거칠다. 묵직한 것과는 또 다른 거칠음이다. 막걸리 침전물의 입자가 느껴진다.
성분표를 보니 설탕을 넣고 합성 감미료 아스파탐을 또 넣었다. 그런데 달지도 않다. 신맛만 나는 술에 왜 단 감미료를 2중으로 넣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일관된 맛을 내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한 네티즌은 복순도가 손막걸리가 너무 달다고 평했다. 나는 이 술에서 단맛을 느끼지 못했다.
복순도가 홈페이지에는 복순도가 손막걸리를 저온 장기 숙성해 빚는다고 쓰여 있다. 며칠을 숙성했길래 장기 숙성했다고 하는 것인지, 다른 막걸리는 또 며칠이나 숙성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전통방식 그대로 옛 항아리에 담아 빚는다고도 했다. 막걸리에 설탕과 아스파탐을 넣는 게 전통방식일까.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1만 2000원에 합당한 맛은 아니다. 한 통에 3000원쯤 하면 가끔 한 번씩 마실지도 모르겠다. 이 가격에는 다시는 사 먹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는 호평 일색이다. 수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