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과거 중국을 방문할 때 탄 것과 닮은 녹색 열차가 지난 26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열차는 27일 오후 베이징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중국이 북측 인사의 베이징 내 이동 시 공안 사이드카를 제공하고, 숙소인 댜오위타이에 국가원수급 경호를 했다는 점 등에 미루어 최소 ‘백두혈통’ 즉 김정은 위원장 또는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방중이 유력해 보였는데요. 지금까지 취합한 정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안 나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맞다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다소 홀대를 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일성 북한 주석은 40차례, 김정일 위원장은 7차례 각각 방중했는데요. 김일성 주석이 방중했을 때에는 당 서기 등이 직접 기차역까지 마중 나왔습니다. 당시 장쩌민 중국 주석이 김일성 주석의 호텔로 찾아오기까지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방중했을 때에는 단둥역 주변에 200명의 군경을 배치했고, 베이징 중심가 왕복 8차선 중 4차선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 극진 대접했습니다. 2011년 취임한 이후 아직 해외 순방을 하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이 잠행하듯 첫 해외 순방을 한 것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2000년 김정일 위원장의 행적에 미뤄보면 이번 방중 목적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첫 남북 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습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애견을 조율하기 위한 거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또는 김여정 부부장 역시 오는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준비 사항을 중국에 설명하려고 방중한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1일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간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했을 겁니다.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겠지요. 중국 입장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푼 격입니다. 중국을 빼놓고 남과 북, 미국 3국이 긴밀하게 논의하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 우려를 자연스럽게 해소했으니까요.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 A는 “김 위원장이 갔을 가능성 포함해 모든 가능성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지도부)의 이런 움직임 파악하고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만 어젯밤 청와대 입장은 달랐습니다. 전날 오후 청와대 고위관계자 B는 김 위원장이 방중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합니다. B는 또 북한과 중국 관계가 좋지 않은데, 굳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정상회담 안 할 거라고도 한 모양입니다. 이 엇박자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북한의 이상기류를 A만 알고 B가 몰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리 고위관계자라고 해도 서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만약 두 번째 이유라면 VIP에게는 보고가 됐을 겁니다. 27일 청와대는 “북한과 중국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