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자전적 소설] 9편

admljy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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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y

'이게 마지막이야.'

관계를 가지는 중, 아니 아예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이 사람과의 섹스는 오늘로 끝일 거라고. 연애 대상으로서는 영 적합하지 않은데, 그냥 하룻밤 상대로서는 나쁘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아니면 한때는 죽고 못 사는 연인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갈 수 없다는게 너무 명확해서, 그만 정리하려는 쪽에서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머리 속으로 마지막이란 단어를 떠올리며 섹스에 열중한 상대의 얼굴을 보는 것은 기분이 꽤 묘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마지막 관계였을 줄은 서로 몰랐던 경우도 있다. 분명 오늘 아침까지도 침대에서 서로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아무 일 없이 하루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헤어짐. 지난 주까지도 서로의 사진을 SNS에 올리곤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어차피 인생은 멀리서 보면 다 웃고 넘길 희극이니까 복상사라도 하지 않는 이상 굳이 '어떤 섹스가 더 비극인가'라는 진지한 제목을 달 필요는 없겠지만 나이가 먹은 지금도 둘 중 어느 쪽이 별로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작하기 전부터 끝일줄 알았으니 상처 받을 일도 없는 그게 쿨한 거일 수도 있겠다만 어딘가 더 좋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속물적인 기대로 눈 앞에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못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증거다. 참 슬픈 일이지. 그렇다고 이게 마지막 관계라는 걸 서로 알 수 없었던 그 갑작스러움이나 미숙함이 싱그러운 젊음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MS와의 관계는 후자였다. 그게 마지막 관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적어도 우리는 서로의 몸에 익숙했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모텔 방을 나서기 전 좋아하는 것에 더해 평소보다 좀 더 특별한 것을 부탁했다. 그녀는 '이게 뭐야?'라고 실소를 짓고 큰 불평 없이 그것을 해주었다.

이제 진짜 오래 전 전 일이구나. 십 년을 기른 강아지가 죽은 비오던 날, 나는 그녀에게 너는 날 떠나면 안 된다고 말했고 그녀는 난 어디도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여자와 처음 가는 여행이라 그랬던 것이었을지, 아니면 그녀여서 그랬던 것일지, 출발 전날 단 한숨도 잠을 자지 못했고 돌아올 때 기차 편에서 잠시도 손을 놓지 않았었는데. 분명 서로 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둘 다 참 순수했지만 오히려 너무 어리다는 이상한 이유로 인해 다시 볼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잘 살겠지. 그녀는 느끼지 못했지만 나는 좋았다. 십대 소녀 같았던 그녀의 몸과 수수한 얼굴을 복기해보려고 애쓰던 적도 있다. 지금은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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