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갤문학) 2027년의 천둥소리 1~2편

스가하라리코 in AKB48 갤러리

원문링크 2019년 7월 18일

  • 들어가기에 앞서 양갤에 대한 설명 : 양갤은 일본의 걸그룹 AKB48 갤러리의 별칭이다. AKB48 갤러들은 AKB48을 '양민'이라 칭한다.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표방한 AKB48이 일반적인 아이돌에 비해 외모나 실력이 평범하다며 비하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재밌는 것은 AKB48 갤러들이 AKB48의 안티는 아닌 듯 하다는 점이다. AKB48을 양민이라고 까면서도 AKB48 관련 정보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공유하는 기이한 곳이 바로 양갤이다...
  • 야부키 나코와 타나카 미쿠 : 두 사람은 AKB48의 자매그룹인 HKT48(본거지 후쿠오카)의 멤버다. 나코는 2018년 프로듀스48을 통해 아이즈원으로 현재 활동중이며, 타나카 미쿠는 프로듀스48에서 도중 하차해 현재는 HKT48에서 활동중이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미쿠, 오른쪽이 나코다. HKT48 시절 두 사람은 '나코미쿠 페어'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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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027년, 늦은 가을

후쿠오카 국제공항에는 어둑한 가운데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먹구름은 짙었다.
 
 
 
간혹 섬광이 팟 하며 번득이고,

몇초 뒤엔가 뒤따라오듯 우르릉 하는 굉음이 울려퍼졌다.
 
 
 
"....!"

나코는 깜짝 놀라 걷던 발을 헛디뎠다.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천둥은 익숙해질수가 없었다.

천둥소리를 들으면 놀라는 것.

그것은 익숙해질수 없는 본능이 아닐까, 하고 나코는 생각했다.
 
 
 
항상 천둥이 울릴때는 곁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코가 생각할 수 있는 이전의 이전부터.
 
 
 
항상 연습실 옆에있던 누군가에게 안기고는 했다.

미워했던 이들, 사랑했던 이들.

동료와 친구들, 혹은 그저...
 
 
그래도 천둥이 치면 모두가 한마음처럼 서로 보듬어주고는 했다.

그것이 진심이든, 아니든.
 
 
옆에 있던 이들은 하나, 둘씩 다른이들로 바뀌었다.

그 자리에 일본인이 아닌 사람들이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사람들까지도... 하나 둘씩 사라져갔다.
 
 
그리고 천둥소리를 이렇게 혼자 듣게 된지도 어느덧 꽤 된것 같았다.

더이상 그 굉음에 반응해 적당히 무서운척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보듬어주지 않아도 되었다.
 
 
가을비는 더욱 굵어져 이제는 스산함을 느낄 여유마저 없었다.

나코는 팬들에게 받은 에르메스 코트의 옷깃을 꼭 여몄다.

서울에서 막 내려와서 우산은 없었다.
 
 
"나.. 나코짱"

마치 등골을 타고 뇌의 가장 깊은 부분을 건드리는 것 같은 목소리.

나코의 눈동자가 커졌다.
 
 
 
거기에는 미쿠가, 큰 우산을 든채 서있었다.

48그룹이 몇년전 해산했다는 말은 들었다. 그 후로 미쿠 소식을 들은적은 없었다.

아니, 알고싶지도 않았다는 말이 옳았다.
  
 
"헤헤.. 오.. 오랫만이야 나코쨩. 하.. 한국에서 솔로데뷔 축하해."

미쿠는 우산도 모자라 비닐로 된 우비를 걸치고 있었다. 후드를 살짝 젖히자, 미쿠의 어색한듯한 웃음이 드러났다.
 
 
"타..타카하시상한테 물어봐서 오늘 온다고 들었어. 한참 기다렸어. 우산없지?"
 
 
 
나코는 미쿠를 빤히 쳐다봤다.

"...."
 
 
아주 찰나의 침묵도 무겁게 느껴졌다.

견디지 못한 듯, 미쿠가 재차 입을 열었다.
 
 
"지, 진짜 오랫만이다. 요즘 많이 바빴던거 알아. 비맞으면 안되잖아."
 
 
미쿠가 우산을 나코에게 슬며시 건냈다. 약간은 떨어진채로.
 
 
 
 
 
 
그제서야 나코가 입을 열었다.

그것은 완벽한 억양의 한국말이었다.
 
 
 
"누구세요?"

-꼐속

2편

"누구세요?"
 
 
 
완벽한 억양의 한국어였지만 미쿠도 이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잠깐 멈칫-했지만, 머리를 굴리는 듯 고개를 까딱하고는
 
 
 
"구... 구마모토현 출신 26살, 미쿠링이라고 하는 타나카 미쿠입니다-! 예이"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를 큰소리로 외쳤다. 잊혀질듯 말듯 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것이 한국식 꽁트인건가? 하는 느낌으로.
  
 
 
"....개인적인 사진이나 싸인은 사무소 방침상 NG여서요. 죄송합니다."
 
 
 
나코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앗.. 나콧...!"
 
 
 
미쿠가 다가가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우르릉, 하는 소리가 그 말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나코의 모습은 -

먹구름과 빗소리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우산을 놓친 미쿠의 늘어진 얼굴 위로 쏟아진 것은, 오로지 차가운 가을비였다.


.... 가장 충격적인었던 것은, 멤버들과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채,
 
 
 
장원영과 사쿠라가 연장활동 도중, 어느날 갑자기 모든 연락을 두절하며 잠적,

그후 중국 사무소로 이적하여 중국에서 걸그룹으로 새로 데뷔를 한 것이다.
 
 
 
장원영은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과시하며 활동명도 위엔 잉으로 바꾸어버렸다...

그 둘은 한한령을 교묘하게 피해서 중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연락은... 되지않았다.
 
 
 
얼마 후 예나의 급작스런 은퇴, 그 다음에는 채원의 독립...
 
 
 
그나마 멤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간 은비는 나쁘지 않았다.

...상처는 어느덧 단단한 흉터로 아물어갔다.
 
 
 
그러나 두터운 흉살마저도 찢어질 정도의 아픔은,

'언젠가는 돌아갈' 마음속 고향이었던 48 그룹의 완전 해산이었다.
 
 
 
그리고 그 해산 이유가 -

48그룹 최후의 총감독겸 총선 1위인, 미쿠의 임신때문이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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