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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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요즘 서울(정확히는 경기도)에 올라와 있습니다. 8일이 지났고, 많은 일과 약속을 처리(?)하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입니다. 그간 남겨주신 안부 댓글과 언급 글에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 특히나 <글 읽어주는 여자> 다음 회차를 기약해 놓고 지금까지 올리지 못하는 중입니다. 원래는 지난주에 올렸어야 하는데 녹음 작업도 채 마치지 못하고 올라오는 바람에 이번 주도, 다음 주도 어려운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방송을 기다리고 계실 원고 제공자 모 작가님과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방송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3. 사실 지난주에 생일이 끼어 있었습니다. 왠지 이번 생일에는 집에서 눈 뜨고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을 꼭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꾸역꾸역 일정을 조정해 올라온 면도 있습니다. 네, 소원 성취는 했습니다. 가족들과 온종일 고스톱도 쳤습니다. 몇 년 새 손에 꼽는 행복한 생일이었습니다. 돈은 잃었지만요. (여러분, 누군가 흔들었을 땐 피박 광박 양 박은 어떻게든 면하세요.)

  4. 이번 상경의 주요 목적은 저의 여러 가지 프로젝트 중에서 '밥벌이' 카테고리의 다양한 일을 처리하기 위함입니다. 새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의 많은 미팅이 필요했고, 그중의 절반 가량을 지난주에 진행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남아 있는 미팅을 진행하고, 미팅을 통해 정리한 내용을 문서화 하거나 영상 촬영을 위한 구성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음, 그렇습니다. 그렇네요.

  5. 저 자신이 혼자 있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고 있습니다. 성격상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 누군가와 함께 협업하는 일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진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심적 여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고작 열흘도 안 됐는데 말이죠. '아, 이래서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택했었지.'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니 마치 헤어진 연인을 오랜만에 만나고 있는 기분입니다.

  6. 지인들의 얼굴 한번 보자는 요청도 쉬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못 만나겠다고 하면 서운해하는 지인을 달래주는 것이, 만나고 돌아온 이후의 피로감을 감당하는 것보다 난감하고 곤란해서 말이죠. 막상 저도 얼굴 볼 때는 좋은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죠. 아무튼, 사람 만날 약속이 있으면 그 이후 며칠은 혼자 있어야 하는데, 본가에 있다 보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아서 마음이 복닥거립니다.

  7. 내일이라도 짐을 싸서 제주에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만나는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덜 이입하고, 덜 공감하자는 다짐을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을 평생의 다짐입니다.

  8. 작업실 공사를 멈춰두고 올라왔는데, 내려가서도 할 일이 쌓여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서울에서 일을 들고 내려가니 더더욱 많을텐데... 두문불출의 시간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9. 그나저나 서울 오면 가고 싶었던 공간도 수두룩하고, 작업실 문구코너에서 쓸 포장재를 보러 방산시장도 가봐야 하는데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10. 언제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11. 며칠 전 사무실에 출근해 일하면서 불소소 Episode3. 기록의 공간을 들었습니다. 언급해주신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뭉클해져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어쨌든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P님, 봄봄님, 감사합니다.

  12. 일정이 엇갈리는 바람에 제주에서 만나지 못한 스사모 족장님 부녀는 캠핑을 잘 하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13. 다음 근황은 아마도 제주에서 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댓글이 좀 더디게 달리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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