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스토리 공모][여행 사진전] 여행을 추억하다 #8-3. [엄마와 단 둘이 프라하|빈|부다페스트] 비 내리는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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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7일째. 그날 오후에 도착한 부다페스트에서의 첫 일정은 야경 투어였다.

개통한지 120년이 지난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은 창문이 있어 지하의 나쁜 공기를 모두 마시도록 되어 있었다. 때문에 Hősök Tere 역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계단으로 향했는데, 아뿔싸. 그곳에는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보통은 여행지에서 비가 와도, '이곳에서 비 내리는 광경을 본 여행자가 얼마나 되겠어?'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니지만, 부다페스트 야경을 담을 수 있는 단 하루의 기회인 이 날 만큼은 마음이 그렇질 못했다.

곧 그날의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고, 우리 모두는 야경 투어가 취소되지 않기를 바라며 제발 이 비가 잠시 스쳐가는 소나기이기를 바랐다. 그리고,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자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그리고 슬슬 이동하자고 하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는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2001년, 이제는 무슨 과목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수업 때문에 보게 된 '글루미 선데이'. 그 영화를 본 후 음악에 빠져들어 한참을 듣고 다녔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그 음악을 부다페스트에서 듣는 날이 오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하철역에서 나온 우리 앞에 펼쳐진 광경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무지개라니. 우리를 가로막던 비가 행운이 되어 돌아왔다.


도로에 반사된 차량 불빛까지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


음악을 들으며 한껏 센티해진 순간 나타난 오토바이 덕분에 내 밋밋한 사진이 학창시절에 사용하던 공책 표지처럼 변했다.


금빛으로 물드는 대천사 가브리엘.



그리고 해가 저물 때쯤 거짓말같이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야경 투어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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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Budapest, Heroes' Square, Hun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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