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SIK / 이야기가 있는 불교이미지 [001] "붓다의 탄생"

BULSIK / 이야기가 있는 불교 이미지 [001] "붓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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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 오늘날의 캄보디아를 구성하는 이들은 앙코르 왓으로 더 유명하지만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과 아주 다양한 관계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는 이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일 것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원래 미소의 나라라고 불리는데, 붓다의 탄생장면을 그린 이 부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이들의 미소이다. 붓다의 탄생장면은 사실 아주 다양함에도 유독 이 부조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붓다의 어머니 마야부인의 이름은 신라 진흥왕에 의해 손자며느리에게 붙여진 것이기도 해서 우리에게 낯선 이름은 아니다. 진흥왕은 손자인 진평왕과 그 아내에게 붓다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붙여주면서 신라에 불국토가 건설되고 자신이 그 시조가 되려했다. 비록 후일 선덕여왕(善德女王)이 된. 덕만(德曼)공주를 비롯해 딸만 셋을 낳았기 때문에 계획대로라면 붓다로 태어나야 할 증손자를 얻지는 못했지만.

마야부인은 붓다를 낳고 일주일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곧 닥쳤을 불행 - 이 탄생의 장면을 그리는 작가는 알고 있었을 - 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편안한 웃음은 마야부인의 얼굴 뿐만이 아니라 오른쪽에서 친정언니의 출산을 돕는 쁘라쟈빠띠(Prajapati)의 얼굴에도, 시녀들의 얼굴에도,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잘 나가는 신, 브라흐마(Brahma)의 얼굴에도, 그리고 그가 받치고 있는 접시 위로 지금 막 태어나서 뛰어오르는 어린 붓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이렇게 붓다의 탄생은 이후 많은 이야기의 주인공들로 구성된 심플하면서도 또한 단순하지 않은 전개를 가득 담은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붓다의 가장 일반적인 탄생장면은 이렇게 마야부인이 아쇼카(Asoka)나무를 붙잡고 옆구리로 붓다를 탄생하는 순간과 그 다음으로 붓다가 걷자 연꽃이 피어 나는 장면으로 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 역사적인 장소는 오늘날 네팔에 있는 룸비니(Lumbini)에 위치한다. 그러나 붓다의 탄생장면을 그린 이 순간이 곧 ‘불교’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붓다가 될. 한. 사람의 평범한 인간 왕자의 탄생일 뿐이며, 붓다가 깨달아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긴 여정 역시 또한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래서 ‘불교의시작’을 만나려면 붓다가 사슴동산에서 다섯 명의 제자들에게 처음 설법했던 순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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