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당근(중고직거래마켓 앱)에 빠져서 크게 필요도 없는 물건을 그저 싸다는 이유로 충동구매를 하더니(요즘 당근폐인 많지 싶다), 지난 주는 5,000원 주고 초밥왕 한 질을 사왔다. 급기야 만화책까지 업어오다니 나는 '당근 끊어, 쫌!'을 외치고, 원사장은 요리책이라며 절대적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만화 삼매경에 빠져 사신다. 딸램은 그저 만화책이라고 헤벌레해서 3일 만에 전질을 다 보았고, 원사장은 무지 꼼꼼하게 한 권 한 권 보는 중이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사거나 업어온 요리책이 몇 권 되는데, 한 번 휘리릭 보고 나면 다시는 열어보지도 않을 뿐더러(여기까지는 자연주의 요리사의 자존심이라고 여기려고 한다만) 뭔가 새로운 메뉴를 얻어 먹어본 적이 없는고로, 초밥왕 독파한다고 떡고물 하나 안 떨어질 게 뻔하여 한심한 눈으로 보곤 했는데, 한 권씩 다 볼 때마다 요리 의욕이 불타는지 저녁마다 다다다다 칼질 소리 요란하고, 상다리 부러질 정도는 아니라도 한 상 잘 차려주시네.
저 초밥왕 만화책만 보고 요리를 배워 코리안 세프 뭐뭐 라는 경연 프로에서 1등 먹은 요리사가 있다는데, 괜한 얘기가 아니었나 보다. 그나저나 언제나 색다른 새로운 요리 한번 얻어 먹어보나, 기대 기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