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제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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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간이 좀 나게되어 저도 여성징병제에 대한 의견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yangmok701 님, @kimsungmin님, @happyworkingmom 님, @d-m님, @skt1 님께서 의견을 내어주셨습니다.


여성 징병에 관한 논의는 꽤 오랜기간 이어져 왔습니다. 사실상 1999년 '군가산점 제도 폐지' 이후로 군필 남성에 대한 차별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2017년이 되도록 19년간 논의되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이번 청원이 실질적인 의미와 상징적인 의미 모두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실질적인 부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군은 치열한 경쟁률로 입대를 못하는 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점진적 인원감축을 하려는 것도 있고 감축인원의 일부를 간부로 전환하려고도 하기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이 있고, 학기에 맞추려고 한다거나 특정 선호보직을 받으려 하면서 '입대 성수기'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특정 달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에 발생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즉, 저출산 시대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상당수의 20대 여성을 군복무에 끌어들일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군 가산점 제도가 폐지된 시점에서 또다른 치열함을 군입대 대상 남성에게만 지우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치열함을 '너도 져라' 라고 떠넘기는 것은 올바른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니지만 최소한 '군 가산점 폐지'가 여대와 여성단체의 청원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군필 남성이 이러한 청원을 올리는 것 자체가 '쪼잔하다, 떠넘긴다' 라는 말로 속좁게 치부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현재 여성이 자원입대하는 경우 일반 병사가 아닌 부사관, 장교 등 군 간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더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마 군복무를 해보신 분이거나, 군 간부로 복무를 해보신 분들은 여군 간부에 대한 특혜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걸 아실겁니다. 군 간부들은 '필수보직' 이란 것을 이행해야 다음 계급으로 승진이 가능한데 여성 간부의 경우 티오가 거의 최우선으로 배정됩니다. 정훈, 인사, 행정 병과의 경우 상당히 그런 경향이 심하고 전투병과의 경우에도 주요 필수보직에 혜택을 받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대 측 주장 중에 "남자들은 여자군대가지 말랬다가, 가랬다가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는가?"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런 문제때문에 저런 의견의 괴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즉, 여성이 일반 병사가 아닌 간부로서만 입대가능한 상태에서 특혜까지 주어지면서 이미 군내 근무자들은 여성이 자원입대하는 데에 반감이 생기게 되는 데에서 여성의 군입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간부에서 일반병사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선 '오지말라'라고 하는 이는 거의 없을거라고 봅니다.


또, 신체적 정신적 부분은 이미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부분의 의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군에선 인사보직을 개편하여 전투병과를 도저히 소화해낼 수 없는 경우의 여성들을 인사, 행정, 지원업무로 돌리는 것도 가능하기에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문제점은 그렇게 크다고 보지 않습니다.

당장 군 특전사, 707특임대 등의 특수부대에 편제되어 특수임무를 행하는 여군들의 경우엔 일반 사회인 남성들보다 훨씬 뛰어난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크라브마가 등의 특수 살상, 방호 무술까지 익히는 특수부대 특성상 전투능력또한 일반 예비역 남성들보다도 수배는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군복무의 '어려움'에 대한 부분들은 현재 여성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스라엘, 노르웨이, 쿠바,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내년부터 적용되는 스웨덴, 심지어는 북한의 경우까지를 보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실질적인 부분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것이 국방예산이라던지, 시설의 문제일 것입니다. 당장 20대 여성들을 징병할 경우 들어가는 여성용 군장비들, 여성 전용 군 시설들을 마련하기 위한 재원마련, 부지마련에 있어 국방예산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병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모병제로의 전환은 지금 '여성 징병제'에 대한 논의와 연결짓긴 어려운데다가, 당장 군인에 대한 낮은 존경심이라던지 사회분위기를 보아 모병제로 전환시 현재와 같은 전력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모병이 뛰어난 인재라던지 인원수를 채울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전시국가에서 군은 어느 집단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는데 과연 현재 우리나라 실정상 모병전환시 인재들을 끌어들일만한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을까요? 전 그것만큼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모병제는 분명히 커다란 어려움이 있고 현재 여성의 경우 모병제나 다름이 없는데도 지원율이 높지 않다는 점또한 적어도 이 주제에 있어 모병제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즉, 여성징병제를 모병제를 통해 극복하려는 의견보다는 예산,부지 편성등의 문제로 연결짓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에서 현재 여성징병제의 가장 큰 실질적인 문제는 예산등에 관한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다음으로 상징적인 의미로 보겠습니다.

위에서 실질적인 문제가 예산,부지마련 등의 문제라고 봤다면 상징적인 의미에서 갖는 문제는 다들 생각하시는대로 '국민적 합의'의 문제일 겁니다.

@yangmok701 님의 글에 상당히 자세하게 적혀져있는데, DJ정권부터 여성인권 신장에 대한 움직임이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여성부가 신설되고 각종 여성단체들이 상당한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움직임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평등한 인권 신장이 장려되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첫 갈등의 씨앗을 만들어 낸것이 DJ 임기중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에 힘입어 '군 가산점 폐지'라는 헌재 결정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군필이든 미필이든 남성들의 원망섞인 목소리가 시작된 것이지요.

얼마전 여당의 한 의원은 "여성 또한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 단지 병역의 의무만 지고 있지 않을뿐 이것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외연적인 부분에 있어서 여성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은 여성이건 남성이건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병역의 의무를 남성만이 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저 의원의 말또한 상당히 차별적인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병역의 의무를 남녀 구분하라는 법 조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다같이 져야하는걸 아는 사람이 왜 굳이 '병역의 의무'가 남성에게만 지워지는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군가산점이 폐지된 시점에서부터 군복무는 간부가 아닌 일반 병사로 들어가는 이상 청춘을 저당잡히는 행위정도로 한정되게 됩니다.

사회에선 흔히들 이런 말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귀중한 경험과 시간이다" "가서 성장해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는가?" "군대에서 사람되서 나오는 사람도 많다" 등등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들의 소중함을 이야기 합니다.

저도 일부 동감합니다. 확실히 전역이후 사회에 나와서 보면 평균적으로 군필 미필의 능력차이가 상당히 크게 다가옵니다. 확실히 다 그런건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경우 군필자가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아주 짙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남성사회에선 일이나 처신을 잘하는 후배나 하다못해 알바생을 봐도 "너 군필이지?" 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저 말로서 군복무를 정당화 하긴 억지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 저 군복무 시간이 그토록 소중하고 강력한 깨달음과 일신의 발전을 주는 것이라면 오히려 나라에서 여성에게 그러한 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것또한 차별의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군복무 남성들은 청춘의 일부를 병역의 의무로 할애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항상 존재하는 애인과의 이별, 여성들도 절실히 공감할 경력단절, 대학생활의 장기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에 더해 속칭 '군바리'라던지 한 인강강사가 주장한 '살인병기론' 등 사회적으로 군인이나 군복무에 대한 인식이 '명예로운' 것이 아니게 되면서 남성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고 이런 여러가지 인식들에서 비롯된 예정, 현역, 예비역 남성들의 억눌려왔던 분노가 이번 청원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출되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전 여성인권신장운동이 무시받지 않았고, 무시되어서도 안되었던 만큼 이번 청원이 '속좁은 한국남성'들의 물귀신 작전으로 치부되거나 여성 혐오라는 식의 프레임으로 가두어지고 무시당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간 걸어왔던 행보들에 대한, 어쩌면 그간 청춘을 저당잡히고도 아무 보호없이 사회로 던져져야만 했던 남성들의 새로운 인권신장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여성들의 육아휴직 보장, 경력단절에 대한 보완적 혜택, 각종 직업에 있어 여성할당제 등 여권 신장에 대한 운동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지지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이런 운동들은 지지도 높고 존중되어야한다는 높은 의식수준을 가지고 있는 민주시민들이 정작 군복무 남성의 처우개선에 대한 노력은 존중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 이번 '여성 징병제' 청원은 진짜 여성을 모두 군대에 보내버리고자 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청원이 아닌 여지껏 역차별 수준의 조건속에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한 남성들의 권리주장 운동이라고 보여집니다.

이것이 성대결로서의 주제가 아닌 군복무 대상 남성들의 인권에 대한 생각을 국민들이 다시금 되뇌어 볼 수 있는 기회로서의 주제로 여러분들께 받아들여지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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