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교회 누나 (feat. @floridasnail님 Kr-lovelove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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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dabok

어제 잠깐 스팀과스달이 오르긴 했지만..
글을 쓸 흥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예전만큼 열정도 없어진것 같기도하고, 다들 떠나셔서 인지 보상도 이전 같지 않아서 더 그런것 같다. 그러다 @floridasnail님의 이벤트 글과 그 분의 예전 글을 보면서 이래저래 추억에 잠겨본다. 지금 쓰는 이야기는 신랑도 처음 알 것이다. 아님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와는 달리 기억력이 좋다.

미국으로 간지 1년 안되는 가을이었나? 겨울이었나? (이렇게 기억이 안난다..)
내가 다녔던 한인 교회는 서버브 지역에 있었는데 규모가 좀 되는지라 유학생들이 많이 왔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외국 생활에 교회는 참 유익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교회를 다니던 사람들도 오지만 그냥 오는 사람들... 그 지역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 여자 만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사람을 처음 본 것은 토요일에 하는 청년 찬양팀 연습에서였다. 베이스를 치던 친구가 사정상 못하게 된다고 이야기를 몇주전부터 하고 있었고, 당시 찬양팀 리더라는 친구에게 이렇게 저렇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그 리더가 왠 낯선 사람을 데리고 와서는 베이스 칠 사람이라고 말해줬다.
난 그때 뭐가 그리 피곤한지 같은 찬양팀하는 언니에게 기대서 졸고있다가 그 애를 봤다. 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베이스치는 사람이 바뀌는게 그다지 달갑지 않은데 새로운 사람을 봤으니 곱게 쳐다보진 않았던것 같다.
리더가 그 사람에게

니가 자기소개를 해봐..

머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니가? 리더는 나랑 동갑(엄밀히 말하자면 난 빠른이기에 한학년 아래이긴 하지만 뭐 다 친구 먹어서)인데 막 반말을 하는걸 보니 동갑 아니면 아래일텐데...
외모는 오빤데??
미국 사는 애들은 왜 이렇게 다 노안인거야?
베이스를 친다고?
어디 얼마나 잘 치는지 보자(그때 난 그냥 싫었나보다. 친해진 친구 대신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는것이..)

그러자 그 사람이 수줍게 본인 소개를 했던것 같다.
뭐라고 소개 했는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수줍어 했다는것 만 기억난다.

나이를 듣고 더 놀랬다.
뭐?? 나보다 4살이나 어리다고?
아닌데? 아닌데?
얼굴은 4살 오빤데?
머 어찌됐든 하기로 했는데 내가 반대를 한다고 해서 안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그러곤 out of 안중이었다. 바로 찬양팀에 조인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확신할 수 없지만..)

나중에 신랑에게 들었던 나의 첫인상은 사람이 소개를 하는데 자고 있고, 옆에서 들어보라고 하니 귀찮아 하는 못된 여자? 였던 것 같다. 우리 신랑은 말을 할때 진담 반 농담반으로 항상 말을 하기에 나 좋을대로 해석해야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물어 볼 때마다 나보고 못됐다고 한걸로 봐선 정말 못된ㄴ 이었나보다.

이렇게 처음 만남을 가지곤 그 담에 본건 어느 주일날.
여느 때처럼 예배당에 들어가, 반주를 하러 피아노로 향하고 있었는데...
피아노 근처 자리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보통 잘 앉지 않는 자리라 누군가 싶었는데...
그때 그 베이스를 친다던 그 오빠 같은데 오빠가 아닌 애였다.

안녕하세요 누나~

그러길래..

어~ 안녕~

하고 보니
머리가......
머리가.......
반쪽이 없었다. 그래서 그 애한테

너.. 머리가 왜그래???

그랬더니..

누나,,,, 나도 부끄러워요...

라는게 아닌가..
이건 뭔 미친놈인가 싶었지만..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예배 시간에도 볼 때마다 웃겨서 쳐다 보지도 못했다.
아마 목사님도 저 미친놈은 뭐하는 놈이길래 저 머리를 하고 제일 앞에 앉아있는건가 했었을것이다. 좀 보수적이신 분이었다.

그때 한참 빅뱅의 G-dragon이 반삭을 하고 나왔던 때였는데, 그 애의 동생이 그 머릴 해주겠다며
정말 반쪽만 밀어버린 것이었다. 얼굴이 잘생긴것도 아니었는데, 머리마저 그러면 어떻하라는건지...
아니 보통 그러면 바로 한쪽을 마져 밀던가 할텐데.. 또 그러고 교회를 오다니...
별 희안한 놈이었다.

그리고 나는 동생의 졸업 연주회를 보기 위해 잠시 한국으로 귀국을 했다. 당초 한달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수술을 하는 바람에 석달 이라는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그러곤 그 희안한 아이의 존재에 대해 잊어버렸다. (당시 난 남자친구가 따로 있었다.)

나의 신랑과의 첫만남은 이랬다.
만사가 귀찮은 교회 누나와 동생같지 않아보이는 동생.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하게 되었는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쓰고,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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