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Box #1

내가 원래 주로 듣는 음악은 클래식이다. 만 14살 정도까지는 다른 음악을 거의 듣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10대 시절부터 1930에서 1950년대 영화와 문화를 전반적으로 좋아하게 되면서, 빅밴드 재즈를 많이 듣게 되었다. (당연한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프랑크 시나트라의 광팬이다.) 일부 유명 빅밴드가 그 자체로 유명 배우만큼의 인기를 얻게 되면서, 지휘자의 이름을 딴 "오케스트라"로 불리게 되기도 했다. (예: 만토바니와 그의 오케스트라)

아마도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글렌 밀러와 그의 오케스트라일 것이다. 대표곡 Moonlight Serenade(달빛 세레나데)는 글렌 밀러가 직접 쓴 것으로, 누구나 들으면 아, 익숙하다고 생각이 들만한 곡이다. 제목 때문인지 정말 밤에만 잘 생각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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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이 곡이 예전 한국에서도 TV의 "화면조정" 등에서 자주 나왔다고 하시더라. 아무나 붙잡고 거실에서 천천히 빙글빙글 돌고 싶은 곡.

아무런 화면도 없이 1시간 가량 Moonlight Serenade만 계속 나오는 링크. 춤을 추는 게 목적이라면 좋은 듯.

Moonlight Serenade 하면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해석도 빼놓을 수가 없다. 이 멜로디의 몽환적인 느낌을 잘 살렸기 때문에...한 때 나에게 전화하면 이 곡을 일명 컬러링(caller ring)으로 들어야 했다.

1988년도의 유명한 (진짜) 성장 영화 빅(Big)에서도, 주인공과 직장 동료 여자가 이 곡에 따라 춤추는 장면이 있다. 영화음악 작곡가 하워드 쇼어가 편곡했는데, 2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절묘하게 현의 소리를 잘 사용해서 아주 감상적이다. 어쩌면 현대 청중에게는 가장 편안한 음역대인지도.

물론 이 곡을 노래로 부른 가수들도 많다. 내가 사랑하는 프랑크 시나트라는 서정적인 노래보다는 객기 있는 노래가 어울리는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무게를 주어서 잘 끌고 간다. 가사에 따르면 이 노래의 달빛은 6월 밤의 달빛이다. 나도 여름에는 혼자 밤 늦게 노래방 가서 이 노래 부른 적이 몇 번 있다.

유명 밴드 시카고도 이 곡을 노래로 불렀다.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들을수록 상쾌한 버젼이다. 한 때 벨소리로 사용했었지.

그리고 딱히 취향은 아니지만 가끔 듣게 되는 버젼은 리사 오노의 것이다. 편곡은 마음에 든다. 원래 이 여자의 노래는 발랄 상큼 이런 컨셉인 것 같은데, 이 곡은 약간 톤을 죽이고 차분하게 부른 느낌이다.

아끼는 노래가 너무 많아서 가끔은 이렇게 한 곡씩 남겨두려고 한다. 유투브 링크를 거는 것을 원래 피했었는데...아마도 언젠가 지워질까봐?! 뭐 아마도 몇 년씩 걸려 있던 것들이라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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