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황공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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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 리조트(Wangree resort)

안녕하세요? 스티미언 동지 여러분! 어제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어 얘기 해볼까 합니다.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산 중심까지는 200킬로 정도 떨어진곳에 카오야이라는 산이 있는데 태국 최초 국립공원입니다. 높이는 해발 1,300 미터 정도 되고 국립공원 면적은 약 2,168㎢ 인데 설악산 국립공원과 비교를 하면 약 399㎢ 정도이니 규모가 어림짐작은 되실겁니다. 여기는 사라부리, 나콘나욕, 나콘 랏차시마, 빠찐부리라는 4개의 도와 맞닿아 있는데 야생 코끼리들이 가끔 차를 부수기도 하지요. 4개도중에 나콘나욕의 카오야이 산이 시작하는쪽에 왕리(Wangree) 리조트라고 있는데 여기 사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급하게 개털의 프로바이틱에 대해 사람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해주면 좋겠다고... 그때 전화를 받을때가 오전 10시 30분인데 제가 물어봤습니다.

개털 : 몇일날 가면 좋겠습니까?
리조트 사장 : 지금요!
개털 : 거기까지 최소 2시간 30분은 걸리는데요.
리조트 사장 : 네! 괜찮으시다면 서둘러 주세요.

잠깐 고민이 되었습니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약속을 이리 잡는건 안가느니 보다 못하지 않을까...

이게 1초이내에 고민한 내용입니다. 그리고는 마음을 먹고 서둘러 자료와 샘플을 챙기고 속도를 좀 냈습니다. 2시간 15분만인 13시 30분에 도착을 했는데 배도 고프고...사람들이 연회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들 밥을 맛나게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는군요. 저는 배가 고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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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산이 보입니다.

어쨌거나 모인 사람들은 자연 발효 퇴비 관련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리조트 사장이 자연 발효 퇴비를 직접 만들고 있고 모인 사람들이 유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털의 프로바이오틱을 좀 섞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렇게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프리젠테이션이 끝날쯤 아니 끝나기가 무섭게 회의장으로 음식이 들어오는 겁니다. 그 음식이 제게 오더니 제 앞에 음식이 깔리는데 새우들어간 김치찌게 , 뭐가 들어갔는지 알수 없는 볶음밥 , 닭 훈제 , 광둥 야채볶음 이렇게 깔아 놓고는 저더러 식사하라고 합니다.ㅎㅎㅎ 사람들은 다 저만 쳐다보고 있고... 저는 괜찮다고 했는데 자신들때문에 식사를 못했으니 괜찮다고 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새 가슴인 개털은 먹긴 먹었지만... 우리가 먹거리 주권을 빼앗기면 안된다고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화학약품 없는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큰 소리로 외치는 리조트 사장의 고음 연설속에서 맛있어 보이는 닭고기는 손도 대지 못하고 주방으로 떠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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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게 한컷

이렇게 어떤 사람은 고성 연설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개털만 쳐다보는 속에서 황공하게도 회의장 테이블에 앉아 끝나지도 않은 회의 질의 답변속에서도 혼자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니 산이라 그런지 벌써 어둑어둑합니다. 리조트 사장은 김치 담그는 법을 한국에서 배워 왔다면서 자기는 김치를 즐기는데 김치를 담궈서 호텔에서 달라는 사람들에게 내 놓는다고 하는군요. 담그고 이틀이면 발효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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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녁까지 얻어 먹고는 더 앉아 있다가는 자고 가라고 할것 같아서 서둘러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8시인데 곳곳에 사람이 사는 동네만 환하고 나머지는 절망적으로 어둡습니다. 비까지 부슬부슬오고... 이런날은 늦어도 천천히 가는게 상책이라 집에 도착하는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어제 개털이 경험한 이야기 입니다. 재미 있으셨기를 바라며 좋은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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