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만 빌려줘"는 정말 우스운 약속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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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口二言 二父之子' @cjsdns님께서 포스팅하셨던 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약속'에 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약속하고 쉽게 어기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약속은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철썩같이 믿고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싶은 마음으로 포스팅합니다.

"만원만 빌려줘 금방줄께"이 말은 수없이 듣던 약속이고 쉽게 지나치며 지켜지지 않던 약속이었습니다.
돈 만원의 약속에 대해..
사람들은 정말 쉽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 이 말을 했던 사람은 대부분 제대로 기억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도 이런 사람들은 단 1%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돈을 빌리는 경우도 거의 없지만
다급한 사정으로 돈을 빌린경우 반드시 언제까지 어디에서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하늘을 우러러 단 한번도 어긴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반드시 두가지를 묻습니다.

"빌려달라는거야? 주라는거야?"

그럼 백이면 백 모두 빌려달랍니다.

"몇월 몇일 몇시에 어디에서 줄건지 얘기해"

답변하면 반드시 메모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돈 만원에 왜 이리 깐깐하게 구냐고 그러더군요. 재수 없다는 말투로..

글쎄요. 제가 재수없는 걸까요?
아니면 그들이 시작부터 돌려줄 마음이 없는 걸까요?

물론 제 인생에도 예외는 있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빌려달라고 했었던..
하지만 친분과 돈문제는 분명별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착각하며 돈을 빌리려 하기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첨언한다면
친한것과 돈을 빌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돈문제에 누군가를 결부시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그 사람의 인생을 결합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의 인생문제에 책임질 생각이 없다면 친분을 이용해 대차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끊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인거죠.
혹시라도 지인에게 돈을 빌릴생각을 하셨다면 한번 깊이 생각해보세요.
내가 돈을 빌림으로 인해 발생할 그의 인생에 얼마나 깊게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있는지.
내게 발생한 상황만 고려하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 것인지


당연히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상환할거냐고 물어보았죠(직업이 직업인지라)
바로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대부분 자신과 친하다는 이유로.. 빌리면서 상환계획에 대한 준비는 없는..
(채권자에 대한 채무자의 문제가 이런식이죠)

그러나 녀석은 제게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하루 고민하고나서 알려주겠노라 말하고 고민하고나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 : " ㅇㅇ이가 5천만원 빌려 달라네"
아내 : "그렇게 많이?"
아내 : "지금 그런 돈이 어딨어"
아내 : "그리고 갚지 않으면?"
아내 : "그것도 생각해봐야지"
나 : "내겐 5천만원보다 더 가치있는 친구야"
아내 : "본인이 판단하세요~"

그날밤 나의 우정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친구에게

나 : "계좌번호 보내라"
친구 : "진짜 고맙다 친구야"
친구 : "얼른 갚을께"
나 : "못 갚겠으면 안 갚아도 된다"
나 : "나는 돈 빌려줄때 못받는 것까지 생각해서 빌려주니까"
(엄청 멋있게 보이지만 속마음은 무척 쫄렸습니다)

만원은 쉽게 빌려줄 수 있겠지만 당시에도 제게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은 대출받아 따로 마련해야 할 정도의 문제였고 미상환시 제가 입을 심리적인 타격까지 고려해야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친구에 대한 믿음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예전 저의 포스팅에 등장하였던 친구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모두 지켜냈던 것을 보았었기 때문이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큰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그 돈을 줄 생각을 전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는 순간부터 돈을 받아야 한다(받지 못하게 되면 어쩌지)는 마음으로 매순간 스스로 처량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약속에는..
입 밖으로 말한 사람의 자존심이 들어있다고 믿습니다.

  • 남에게 빌린 만원 한장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
  • 남에게 빌린 물건 소중히여지지 않는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저는 단 1%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는 사람이고
이러한 사람을 신뢰해야 할 이유는 없을테니 말이죠.

작은 약속 하나를 목숨처럼 지키지 않는 사람은
결코 큰 약속을 지킬리가 없습니다.

입으로 뱉어낸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야만 합니다.
@cjsdns님의 '一口二言 二父之子'이 다시 한 번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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