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의 일상기록 #35 / Music Box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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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물만 마신 상태인데, 생연어가 너무 먹고 싶다. 현재 11시가 훌쩍 넘었으니까 분명히 배달시킬 만한 곳이 있을 텐데...다만 얼굴이 너무 부어서 좀 빠질 때까진 굶어야 되는거 아닌가 싶다. 먹으면 붓기가 더디게 빠질 것 같아서. 일단 어제 택배로 받은 호박즙부터 빨고 있다.

내키는 만큼 집에 있어도 되는 날에는 부었든 말든 상관이 없는데, 일하기로 한 곳 사장님이 오후에 미팅하러 오라고 한 상태라ㅠ 미팅이래봤자 그냥 근무 시간이나 이런거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다. 사장은 건물주다. 자기 사업장 말고도 인근도 아마 자기꺼 같던데...부럽다. 내가 요즘 가장 부러운 사람은 주택 말고 상가 건물주!...예전에 우리 엄마가 처음으로 오피스텔 분양을 받으시고는, 왜 상가 생각을 못했을까 자책하신 적이 있다. 거기 상가가 말도 안 되게 프리미엄이 붙었었고 무슨 OO동 거리로 엄청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소위 제 1기 신도시였는데...별로 알아볼 생각도 없이 인상 좀 좋은 사람이 권유하는 것만 관심을 둔 결과이다. 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당연하게도 자본이 없다. 나와 고양이 아홉 마리의 입만 (좀 가득) 채울 뿐. ㅎㅎ
이러면서 슬그머니 배민에서 연어롤 주문.

아침에 갑자기 떠오른 가사가 있는데, 어디서 그냥 흘려 들은 노래인지라 정확히 뭔지 몰라서 가사로 구글링해서 찾았다. 별로 평소 취향은 아닌데 그냥 생각났음.

어제는 다른 일 의뢰하신 분과 함께 점심으로 고기를 먹었다. 그 분 아들도 같이 나왔는데, 뭐 그 분이 펜스룰 실천자여서 그런게 아니라ㅋ원래 그 아들이 나랑 좀 친했던 애다. 가을에 전역했다는데 어차피 휴가 나왔을 때도 두 번 정도 봤던지라 그닥 어색하진 않았다.

원래 친구들이 제대하면 한 1년 간은 제대인이라고 부르는 습관이 있다. 언젠가 누군가와 막 제대한 친구 이야길 하다가, 학생이냐고 묻는 말에 '아니 제대인'이라고 대답한 게 그 시초인데, 뭐랄까 (내 눈에는 너무 긴) 머리 길이를 자랑하는 등 좀 특유의 행동 양식을 보이기 때문에, 제법 유용한 이름이다.

사실 나는 다른건 몰라도 군대 다녀온 거는 그 자체로 엄청나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다 제외하더라도, 내 경우는 단체 생활을 상상도 하기 싫기 때문이다. 밥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의무인 곳에서 나 같은 사람은 진짜 죽고 싶을 것 같다. 어릴 때 조금 귀찮은 일이 생길 때는 엄마한테 날 남자로 낳아주지 그랬냐고 땡깡을 부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네가 어떻게 군대에 가냐'는 말로 날 아닥시키시곤 했던...만약에 내가 남자였고 아버지가 어떻게든 군대 면제를 시켜줄 정도의 힘+비리센스를 갖추신 분이었다면, 난 아마도 빼줄 때까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을 것이다. 안해주면 아마도 어디 오지로라도 도망 가서 국적 바꿨을 듯. 암튼 그만큼 힘들어 보인다는 얘기.

어제는 점심 먹고, 집에 오는 길에 폰도 바꾸고 노트북도 고치고 친구랑 카페 갈려고 했는데 다 못했다. 낮에는 제법 따뜻해서 야상에 맨다리로 나갔는데 해가 지자마자 정말 엄청나게 추워지는 바람에...거의 울다시피 하면서 집에 왔다. 그래도 엄청나게 큰 털이 달린 야상인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후드라도 뒤집어 쓸 것을. 집에 가서 롱패딩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갈 생각이었는데, 따뜻한 곳에 들어가자 엄청나게 졸음이 와서 포기했다. 추울 때, 정확히는 추위를 크게 느낀 후에 닥쳐오는 졸음은 피할 수 없다.

일기 쓰는 게 간만이라서인지, 쓰기 시작할 때는 좀 기분이 이상했는데 이젠 또 잘 모르겠다. 나는 일이든 뭐든 어떤 습관적인 패턴을 만들어놔야 계속할 수가 있다. 그래서 처음 도입(?)하는 일은 시작이 많이 느려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어제 만난 분이 의뢰한 일은 오디오를 들으면서 영문으로 바로 옮겨 적는 일인데,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매일 하진 않을 테니깐 안 하는 날은 스팀잇에 일기를 써야지. 일기가 아닌 다른 글은 오후나 되어야 쓸 생각이 생기는 편이다.

위의 노래를 듣다 보니까 또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전혀 비슷하진 않지만, 여성 보컬이 부르는 밴드 곡을 잘 듣지 않다 보니까 무의식 중에 연관시키게 되는 듯.

사실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예전 코미디에서 처음 들었다. 여장 남자가 사립 고등학교 학생으로 나오는 내용으로, 스팀잇 쉬는 동안 엄청 빠져 있었던 시리즈 중 하나다. 원래 좋아하는 코미디언이기도 하고, 주인공의 남친이자 럭비 특기생이 너무 취향저격이라 더 자주 본 듯ㅋ 사실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가 취저라고 봐야겠지. 생긴건 약간 원숭이상이지만 귀엽고 말수 적고+댕청+목소리 낮음의 무려 사 박자가 갖춰짐.

주인공이 남친과 스카이프하는 장면. 정작 방영분에선 빠짐.

사실 여장이 코미디에 자주 등장해온 이유는 우선적으로 여장 남자가 '못생긴 여자'로 제격이기 때문이지 아닐까 하는데, 이건 그런 차원에 그치지 않으니 이유 있는 여장의 사례가 아닐까 한다. 배경은 호주인데, 10대 영국 여자애들과 엄청 흡사해서 학교 다닐 때의 느낌이 많이 떠오른다. 언제 다른 글에서 한번 써봐야지.

좀 전에 연어롤 말고도 진저비어를 주문했다. 먹고 나가야지. 당연히 무알콜이지만, 아마 얼마 전에 마신 과일 맥주가 맛있었다는 느낌 때문에 그거라도 주문한 듯.

술을 아예 안 마신지는 오래 됐지만, 최근에 린데만스 과일 맥주를 반 병 마셨다. 배불러서 친구랑 나눠 마신건데, 복숭아즙이 들어서 맛있었다. 그걸 마신 카페는 바다 뷰는 정말 뛰어나지만 다른건 다 별로였는데, 그 맥주가 맛있어서 다시 갈 생각이다. 과일'맛'만 나는 게 아니라 과일즙임이 분명했다. 과일 향이나 맛만 나는 음료는 일단 달지 않을 수가 없고 불쾌감을 남기는데, 진짜 과일즙이 들어있는 경우는 뭐랄까, 형용하기 힘든 새콤함 때문에 웃게 된다. (존재하지 않는) 보조개를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찔러서 쪼개게 되는 느낌. 그냥 표현이 그렇다는 거다. 실제로는 보조개도 없고, 남이 손가락으로 얼굴 만지는 것도 싫다.

식사가 와서 엄청 배부르게 먹었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도 넘게 걸렸네. 아마도 린데만스 과일 맥주가 생각나서 진저비어도 같이 주문한 것 같은데 너무 달아서 후회 중...어쩌면 과일 맥주도 다시 마시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무언가가 맛있다고 기억해서 재방문했다가 실망한 경험도 꽤 있으니까. 엊그제가 딱 그랬다. 평소에 맛있다고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가지 않던 집에 갔는데, 맛도 없었고 음악이 너무 크고 깨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ㅠ 뭐 확실히 안 갈 가게들을 지정해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갈 곳을 비교적 빨리 결정하게 되니까.

아, 스팀잇 쉬는 동안 고양이들과 좀 더 많이 교감을 한 것 같다. 몬티는 여전히 귀엽고, 몽땅이는 애기 때를 생각하면 역변의 아이콘이지만 너무 착하다. 대신 요즘 들어 자꾸 실내에서 소변 실수를 하는데 그럴 때는 정말 미워 죽겠다. 밤에는 베란다에 있는 화장실에 가기 추워서 그렇다 쳐도, 다른 애들은 다 잘만 다니는데 말이다.

게다가 정말 추울까봐 실내에도 원목 화장실을 하나 들였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타입이라 몬티랑 몽땅은 사용하지 않는다. 아홉 마리 중에서 몬티랑 몽땅이 가장 겁이 많은 애들이라는 게 증명되는 부분이라고 봐야겠지. 특히 몽땅은 내가 화장실에 올려두자 비명을 지르면서 벌벌 떨다가 발톱이 화장실 뚜껑 틈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전혀 아팠을 상황은 아닌데, 혼자 당황해서 계속 비명만;;; 그래서 실내 화장실 쓰게 하는 건 포기한 상태다ㅠ

다행히 기막히게 탈취를 해주는 분무형 제품이 있어서 대량 구매를 했는데, 거기 회사에서 전화와서 사은품 보내줌;;; 몽땅이 때문에 안 사도 되는 상품을 사고...안 받아도 되었던 사은품을 받고...하지만 기분은 좋은 이유는 내가 냥호구여서인가ㅠ

겨울이라 원래 먹는 것보다 영양분이 더 많은 사료를 사서 먹이고도 있다. 원래는 요로결석을 방지하는 사료를 먹이는데, 중성화한 남아들이 넷이나 되고, 그런 경우엔 요로결석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라서다. 다행히 아홉 고양이 중에서 한 번도 아파서 병원에 갈 일은 없었다. 8살 정도 되는 까뮤가 가장 연장자인데, 요즘 컨디션도 좋고 몽땅이랑 같은 방석에서 잔다. 다른 아이들처럼 껴안고 자진 않고 철저히 등을 돌리고 자긴 하지만, 나름대로 애정결핍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폰을 바꾸면 보다 선명하게 애들 찍어줄 수 있겠지. 유투브에도 올릴 생각이고, 저번에 뉴비존님한테 약속했던 노래도 늦게나마 t.m.i.로 올려둘 생각이다. 유투브 관리를 좀 해보려고ㅋ 직접 말로 하는 편이 나은 내용들은 음성 녹음해서 올리기도 하고...

계획 상으로는 오늘 폰을 바꾸기로 되어 있는데, 일단 사장 보러 다녀와서 결정해야겠다. 하필 택배로 고기가 오는 날이기도 해서 집에 들러야 한다. 과연 오늘은 폰 바꾸러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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