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의 일상기록 #34 / Music Box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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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며칠이 지나갔다. 하루에 30분~1시간 내서 글을 쓸 정신도 없었다는...미친듯이 자기도 했고,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또 내년부터 파트타임으로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면접도 보러 갔는데, 그게 벌써 엊저녁이었군. 이번 달 제일 추운 날이었는데, 머리를 안 말리고 나가서 감기 기운이 다시 왔지만, 어쨌든 오늘은 푹 쉬었으니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푹 쉬면서 탄수화물 폭탄들을 먹고, 식곤증이 와서 늘어져 잤다.

면접에는 최대한 나이 들어 보이는 베이지 계열 MLBB 립스틱을 바르고, 옷도 그런 톤으로 입고 갔다. 원래는 그런 색을 싫어한다. MLBB는 My lips but better의 약자라는데, 개인적으론 better도 아니고, 그냥 투명 립밤을 바르는게 훨씬 낫다. 굳이 바른다면 아예 투명레드 아니면 핫핑크 같은 확실한 색이 좋다. 특히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확 밝아지는 색깔은 핫핑크.

어쨌든, 심심한 베이지는 일 관련해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엔 나름 필요한 색상이다. 언니꺼 바르고 나온 것 같은 느낌으로, 실제보다 소심하고 얌전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 내가 물어본 사람들 말로는, 딱 봤을 때 통통 튀는 성격이 보인다고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겠단 소리인가?

어쨌든, 그걸 좋게 보는경우도 있겠지만 상대방이 소심한 경우는 두려움을 갖는 것 같기도. 게다가, 안 그래도 요즘 일을 구할 때는 오버퀄리피케이션이 문제라, 실제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좀 죽어보여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경계가 심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인데, 다행히 이번에 만난 사람들은 편견 없이 보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본업을 계속 할 것이기 때문에, 원래는 그냥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단순 업무를 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회비용이 너무 크고, 일단 그런 걸 해보지도 않은 입장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 잠깐 하다가 말 걸로 보는 듯하고...그게 꼭 틀린 생각도 아니다. 아무리 본업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해도, 시간 대비 보상이 너무 적으면 조만간 그만두긴 하겠지.

그래서 그냥 적당한 일을 선택했다. 시작하게 되면 산책 시간도 좀 앞당기고, 크게 안 흐트러지고 규칙적으로 사는데 도움이 될 듯.

원래도 밤을 샌다거나 하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그런 날이 늘어나면서 좀 시간 낭비가 많아졌다. 자는 시간이 늘어난 건 일시적이라고 치더라도 말이다.

고양이들을 내 방에 들이지 않기 때문에, 거실에서 자는 날이 대부분인데, 이젠 조금 그러기가 힘든 날씨가 되었다. 고양이들 화장실이 베란다에 있기 때문에 드나들 수 있는 만큼 베란다 문을 조금 열어놓기 때문이다. 난방을 최대 때워도 일단 바닥이 찬 성격의 대리석 소재고, 베란다에서 오는 찬 공기가 이젠 무시하기 힘든 수준까지 온 것이다. 고양이들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을 달까도 생각했지만, 설치도 귀찮을 뿐더러, 그 면적만큼 바다를 가리기는 싫다.

거실에서 내가 누워 자는 자리도 하필 베란다 부근이라 장소를 좀 옮겨야 되는데, 귀찮아서 미뤘더니만 갑자기 추워졌다. 아무래도 건강을 과신하는 것 같아서 뭔가 빨리 행동을 취해야 되겠다. 사실 여름이 지난 후로 바로 옮겼어야 하는데...사실 옮기는 것보단 전기 매트를 꺼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원래는 전자파 때문에 싫어하는 편인데, 올 초에 유아용 매트 만드는 회사에서 전자파 차단 제품이라고 나온 걸로 샀다. 그걸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일단 무진장 뜨거운 게 아니라 그냥 자기에 충분하게 따뜻한 정도고, 머리 아래엔 러그를 개어서 두껍게 깔아두는 편이다. 그거 꺼내려면 이제 바닥 청소도 한 번 더 해야 되고...오늘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 귀찮아서.

하지만 안 하면 내일 아침에 목이 잠겨서 후회하겠지.

요즘은 영화나 음악보단 2000~2010년대 시트콤을 자주 틀어놓는데, 가끔씩 나오는 음악에는 확실히 가사가 너무 단순하고 반복적인 경향이 있어서 좀 짜증난다.

요 며칠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는 곡은 쇼팽 녹턴 9번의 2 재즈 버젼인데,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편곡해서 내가 생각하는 버젼이 누구껀지는 잘 모르겠고, 찾아보니 그중에 아코디언이 들어간 게 제법 색다르다.

쇼팽의 녹턴 9-2 (편곡: 세스 포드-영)

요즘 들어 몬티의 세 딸래미 딘, 휴, 루 중에서 딘, 딩딩이가 좀 커졌다. 살이 쪘다는 의미가 아니라 뭐랄까, 골격이 조금 튼실해졌다. 원래 셋 다 딱 여아라는 게 티가 날 정도로 뼈대가 가늘고 조그마해서, 많이 만지면 뭔가 죄스러운 느낌이 들었었다. 고양이라기보다 조금 큰 새를 쓰다듬는 것 같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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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딩딩이. 요즘은 좀 더 튼튼해진 느낌이다.

그나마 그 중에서 딘이 조금 통실해지면서, 좀 맘대로 만져도 될 것 같이 되어버렸다. 원래도 얼굴이 제일 넙대대하긴 했는데, 거기에서 골격이 조금 더 커질 거라고 이미 예견이 되었었는지도...어쨌든 우리 애들의 넙대대한 얼굴은 너무 귀엽다.

이상하게 어제부터 핫 초콜렛이 땡기는데, 원래 집에 사다두던 스*스 *스 제품도 끊은지 오래 됐다. 역시 팜유가 주 재료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초콜렛 음료가 마시고 싶으면 코코아 가루가 아닌 진짜 초콜렛 녹이는 곳에 가서 사먹는 수 밖에는 없다. 춥고 귀찮지만 그래도 집 앞이고, 단 맛이 적은 다크 초콜렛도 있고 지금 엄청나게 땡기니까, 아마 사먹으러 나갈 듯...패딩을 입어야겠지?...바지 입기 귀찮은 이럴 때는 롱패딩이 편하긴 한데, 그냥 츄리닝 하나 입고 커다란 후드 달린 패딩을 입는 편이 나을지도. 작년 한겨울이 어땠는지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오늘은 무슨 경기가 있는지, 밖에서 사람들 소리가 제법 크다. 주말이라 아마 이 시간에 해변에 가도 사람이 많아서 무섭진 않을 텐데...바닷바람은 예상 밖일 수가 있으니 그냥 핫초코나 사러 가야겠다. 가는 김에 일회용 컵 안 써도 되게 스텐 텀블러 컵을 가져가야지. (사실 환경보단 일회용 컵 성분이 나한테 안 좋을 게 더 신경쓰여서이다;;;)

단 맛이 땡기는 건 아닌데 초콜렛이 땡기는 이상한 기분이다. 어쨌든 단 것이 먹고 싶은 게 아니니까 초콜렛보다는 그냥 카푸치노나 커피에 초콜렛 조금 넣은 걸로 먹고도 싶지만, 요즘 들어 커피를 잘 안 마시다 보니 한 번 마셨다 하면 새벽까지 잠이 안 온다. 사실 요 며칠 동안은 낮잠도 많이 잤기 때문에, 그것 때문인지 커피 때문인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요즘은 밤낮으로 잘 수도 있을 정도로 졸리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잠이 안 온 날은 커피를 늦은 시간에 많이 마신 경우 뿐이었고.

초콜렛에도 카페인 성분은 있다지만, 아직 그걸로 고생한 적은 없으니깐 사가지고 와야겠다. 그리고 밀린 분리수거를 좀 하고, 가능하면 글을 하나 더 쓰고 자야지. 만일 안 쓰면 또 미친 듯한 잠에 빠진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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