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의 일상기록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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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특별히 머리가 예쁘게 잘 묶였는데 외출하지 않는 날이라거나, 그와 비슷한 상황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다지 공감은 하지 못했다. 오늘까지는. 오늘 내 피부는 그야말로 미쳤다. 하필이면 미세먼지 상태가 나빠서 집에서 쉬기로 결심한 날에 이렇게 좋을 수가.

물론 (지지난 주였나, 뾰루지가 며칠 이어지긴 했었지만) 몇 년 간 나쁜 적은 없었는데, 오늘만한 날은 기억에 없다. 그뿐 아니라, 있는 줄도 몰랐던 붓기가 싹 빠져버렸다. 보통 다른 사람들 같으면 사진 찍고 난리 좀 쳐도 될 만한 날이다. 그간도 붓기가 없다고 생각했던 상태였는데...내 착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먼지를 뒤집어쓰러 나갈 필요는 없으니, 계획대로 집에서 쉬었다. 특히 반신욕을 많이 하느라, 잘 먹고 잘 마시는 하루를 보냈다.

피곤한 것과는 확실히 다른, 나른한 날이었는데, 간밤에는 거실에 있는 반신욕기에 앉아서 잠이 들어버렸었다. 오늘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딘(딩딩이)의 머리에 손을 받쳐주고 재우면서, 앉은 상태 그대로 잤다. 오후에 잠시 누워서 자려고 방에 들어가긴 했으나...같이 데리고 들어간 몬티와 딘이 낮잠 생각이 없는지 계속 장난만 치길래, 도로 데리고 나왔다. 평소에는 얌전한 애들인데 오늘은 좀 정신없게 굴던...

딘을 방에 허용한 것은 오늘이 두 번째다. 어제 처음으로 방에 들였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데리고 들어간 것은 아니고 창문으로 뛰어 들어오게 허용했다. 내 방의 창은 베란다로 이어져 있는데, 그 창 앞에서 칭얼대길래 슬쩍 열어준 것이다. 이사를 처음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방에 들이지 않은지라 이게 어쩐 일인가 싶었는지, 매우 머뭇거리다가 들어왔다. 딘은 애들 중에서 몬티랑 제일 닮은 애라 그런지, 어제는 방에 들어와서도 휘젓고 다니거나 하지 않고 얌전하게 잠도 자고 그랬다.

오늘은 몬티랑 딘 둘 다 설쳐대는 기미가 보이길래 일찌감치 쫓아냈는데, 나도 적적해져서 따라 나와버렸다. 결국, 이틀 동안 누워서 자는 잠을 전혀 못 잔 셈이다. 오늘은 꼭 방에 들어가서 제대로 누워서 자야지. 사실 얼굴 상태가 특별히 좋은게 아마도 반신욕기의 원적외선 효과를 봐서가 아닐까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누워서 잔지 이틀이 지났으니...

지난 글에 쓴 것처럼 몬티의 막내딸 루가 마킹 습관이 있어서, 거실에는 누울만한 도구를 다 치워버린 상태이다. 그런데 날씨가 풀리면서, 점점 더 거실에서 누워있고 싶어졌다. 매트리스나 토퍼 등은 루에게 희생될 수 있으니, 생각해낸 것이 히노끼로 된 낮은 평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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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요런거에, 접어서 치워둘 수 있는 걸로 찾았다. 매트리스는 안 깔고 사용할 생각이다.

그 중에서도 안 쓸 때는 치워둘 수 있도록, 접이식으로 나와 있는 것을 찾았다. 평상에 가까운 것, 깔판에 가까운 것들 중에서 고민하다가 적당한 물건을 골랐다. 이제 거실의 빈 바닥에 그걸 놓고 낮잠도 자고 그래야지.

사실 히노끼, 그러니까 편백나무 재질로 된 깔개?깔판?을 예전에도 산 적이 있다. 깔고 자는 용도가 아니라서 조금 작긴 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깔고 자는 날이 많았다. 특히 여름에. 그 깔판에는 이제 고양이들 먹이 주는 그릇들을 놓고 있다. 사료를 먹다가 흘리면 여기저기 발로 차고 다녀서 거실 청소가 힘들어지는데, 히노끼 깔판을 깔면 그 문제가 해결된다. 깔판의 틈새들 사이로 사료 조각들이 들어가 버리니까, 한번씩 들어내고 청소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암튼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누워서 쉴 만한 커다란 깔판을 새로 주문했다.

요 이틀 사이에, 누워서 잠을 안 잔 것 외에도 특기할 만한 사항이 하나 더 있다. 와이파이를 포기하고, 공유기를 아예 뽑아버렸다. 전자파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는데, 사실 측정해본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던 터이다. 그런데 이번에 거실 구조를 또 바꾸면서, 고양이들에게 빼앗긴 안락 의자가 공유기와 너무 가깝게 위치하게 된 점이 신경 쓰였다. 밤새 안락 의자에서 많으면 네 마리 정도가 잠을 청하는데...그래서 그냥 뽑아버렸다. 그리고 와이파이보단 차라리 데이터가 낫다고 해서, 좀 느리지만 안심옵션을 적용했다. 사실 첫 날은 그것조차 안 하고 폰을 보는 습관 자체를 없애려고 했었는데...마침 현 시점에 데이터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할 수 없이 내린 선택이다. 안심옵션 자체가 느리기 때문에, 실제로 폰을 덜 보는 효과가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전자파 측면에서 데이터가 과연 얼마나 나은지도 직접 알 순 없지만, 어쨌든 안심옵션이 느리니까 덜 보게 되는 셈...

와이파이 해지를 바로 하진 않고, 그냥 뺀 상태로 놔둘 생각이다. 위약금이 매달의 비용을 넘기도 하니까. 공유기에 진짜 전자파가 그렇게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뽑고 나니깐 뭔가 묘하게 덜 피곤한 듯한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실제든 플라시보든, 일단 좋은 것 같으면 일단 유지해보는 편이다. 현재로선 공유기가 없는 이 상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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