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36. 짧은 한국 방문. 다음 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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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yround님과 @snackplus님을 만나러 가던 어느 저녁

오랜만에 한국에 온 김에 사진 한 번 찍어보겠다고 매일같이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녔는데, 하필 제일 마음에 드는 순간은 딱 한 번 카메라를 두고 나온 저녁에 맞이했다.


지금은 10여 일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 라운지에 앉아있다. 물론 와인 한 잔과 함께. :)

1년 만에 들어오기도 했고, 지난 한국 방문 또한 극히 짧은 일정이었기에 많은 분들을 짧게 짧게 만나느라 양가 부모님을 비롯한 그 누구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작년 한 해는 거의 매일같이 스팀잇을 했기에 부쩍 친해졌거나 궁금한 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요 며칠 몇 분을 직접 뵈었다. 얼굴은 처음 뵙는 거라 어색했지만 역시 친근했는데, 하필 두 분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상태에서 뵙게 돼서 아쉬웠다. 어제는 스플님과 라라님도 만났는데, 역시 라라님은 너무나 밝은 분이셨고, 스플님은 한국말을 잘 못하신다. :p 어제 좀 많이 먹어서 스플님께 미안하지만 이미 지난 일.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뵐 땐 술을 사드리기로. 라라님은 어쩌면 올해 안에 한두 번 더 뵐 수 있을 것도 같다.


아부다비에선 3인분 광어 한 마리가 16만 원이라고 징징거리기도 했고, 사실 한국에선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한국 방문 동안 회랑 해물만큼은 아쉽지 않을 만큼 얻어먹었다. 심지어 너무 많이 먹어서 체하는 바람에 24시간 동안 음료수만 마시기도 했던 슬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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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퍼먹으라며 아빠가 양껏 주문한 성게. 그런데 소금기가 강해서 숟가락으로 퍼먹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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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회와 오징어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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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회, 도미회, 개불, 멍게, 해삼, 군소, 산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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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미포에서 회랑 해물 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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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먹으면 배부른 돌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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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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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뽈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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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서 와인이랑 광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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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 라라님과 함께 먹은 모둠 회, 간장 새우, 새우깡 + 내 사랑 월계관 준마이 750


10일간 거의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먹었더니 한동안은 초밥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의 방문이라 엄마도 시어머니도 갖가지 김치를 싸주셨다. 한국에 살 땐 배추김치만 주셨던 것 같은데, 해외에 사니깐 이런 좋은 점이 ㅋ 덕분에 지금 내 냉장고는 양가에서 받아온 멍게젓, 배추김치, 갓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깻잎김치, 얼갈이 물김치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맛있는 들기름과 깨, 엄마가 직접 담그신 된장도 한가득. 일단 한동안은 밥하고 계란만 구워도 푸짐한 한 상을 차려낼 수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다시다를 피해야 하는 한국에서의 며칠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국의 좋은 점도 있었다. 예를 들면 밖에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과 등산을 할 수 있는 예쁜 산이 있다는 점이다.

많은 짐을 가지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만남은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했다. 이렇게 값싸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아부다비에 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에도 역시 이곳저곳에서 경기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택시 기사님들은 이전에 비해 훨씬 친절하게 느껴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짐이 많다며 승차 거부하시는 경우도 많았는데, 올해는 짧은 거리를 가던, 짐이 많건 간에 웃으며 맞이해 주셔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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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틀간은 시어머니와 뒷산에 등산을 다녀왔다. 예전 같으면 별 감흥이 없었을 것 같은데, 나무 그늘을 보기 힘든 사막 나라에서 몇 년 지내다 보니 요즘은 이런 푸르른 나무만 봐도 좋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인도의 길가에서 나무를 보며 예쁘다고 탄성을 자아냈더니 친구가 굉장히 측은하게 여겼던 기억. 하여튼 예쁜 나무, 시원한 그늘 아래서 희미하게 남아있는 아카시아꽃향기를 맡으며 하는 등산은 정말 좋았다.


10일 만에 돌아온 아부다비는 어느덧 40도가 되어있다. 다음 달에 이사를 하기로 급히 결정하는 바람에, 아부다비에 돌아온 후 요 며칠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 내일부터 9일간 라마단의 끝과 함께 찾아오는 연휴가 있어 어떻게 아부다비 내에서의 첫 이사를 탈 없이 해낼 수 있을 지 신경이 곤두서있다.

아마도 다음 포스팅은 이사 준비와 집 꾸미기에 대한 내용이 될 듯. 자잘한 이동을 제외하고도 30번째로 살게 될 다음 집은 처음으로 제대로 꾸며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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