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아파트는 동향입니다.
휴일 아침에 모처럼 늦잠을 자려 해도 해가 들이치고 한낮엔 햇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전등을 켜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금 불만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이 아파트 동은 ㄱ자 모양으로 바로 옆집은 남향이기 때문에 왠지 옆집이 부럽단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거실 큰 창이 동향이다 보니 반대쪽 창인 부엌 쪽 창은 서향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에 뭔가를 하다가 부엌 창 쪽을 바라보면 저녁 햇빛에 흔히 말하는 '눈뽕'을 맞기도 합니다.
남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은 위쪽에서 들이치는 데 반해 동쪽이나 서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은 말 그대로 레이저광선마냥 눈으로 쏘아져 오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집이 동향이라는 것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침 거실에서 일출을 보기도 하고 부엌에 난 작은 창으로 황홀한 저녁놀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바로 오늘 포스팅의 사진같이이요.
지난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여 어디 산이라도 가서 일출을 보고 싶기도 했으나 둥이들을 데리고 갈 엄두도 안 나고 아내가 매일 뜨는 해를 봐서 뭐하냐고 해서 포기했었죠.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게 있어 아침에 일찍 혼자 일어나 거실에 앉아 기다려서 집에서 새해가 떠오르는 것을 봤어요.
수평선이나 산 위로 떠오르는 새해가 아니라 앞동 옥상 위로 떠 오르는 새해를 말이죠.
뭐랄까 새로운 기분이더군요.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죠.
좋은 것이 나쁜 것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것이 좋은 것이 될 수도 있단 말인데 어쩌면 이 말에 어울리는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침에 집에서 일출을 보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 집에서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집이라니 나름의 운치가 있군요.
살아가며 혹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불만스러운 일이 있을 때 이 저녁노을과 우리집을 생각하며 새옹지마의 가르침을 떠올려 봐야 겠습니다. 뭔가 너무 거창해진 거 같네요. ^^;; 다들 한 주의 시작이었던 월요일 편안하게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