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자드의 일상#31] F학점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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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urizard@yurizard(주노쌤)입니다. 지난 수요일에 아끼는 중1 제자를 혼낸 일이 있었습니다. (https://steemit.com/kr-teacher/@yurizard/30) 그 제자가 쌤이 자신을 싫어해서 혼낸 것으로 생각하고 굉장히 슬퍼했다고 어머님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 수업시간보다 일찍 오라고 문자를 보냈고, 수업시간 전에 학생이 도착을 했습니다. 그 학생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같이 아이스크림을 사러가면서 학생이 느꼈을 기분에 대해서 저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오해를 풀고 다시 열심히 해보자 약속을 하고 학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의 진심이라는 것이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꾸준하게 그 진심을 보이면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가끔은 직접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경우도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보면서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학생에게 이야기 해주었던 제 인생 F학점의 기억을 말이죠
컴공을 전공하던 제가 군제대 후 복학해 2학년을 끝내고 전부터 꿈꾸고 있던 수학 선생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편입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 집근처 학교에서 합격하게 되었고, 3학년 수학과 학생이 되었습니다. 몇년 동안 수학을 하지 않던 상태에서 전공 수업은 큰 벽이였고, 적응하기 위해서 주말도 없이 정말 도서관에서 살았던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도중 3학년 2학기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F학점을 받았습니다.(그 과목은 수리통계) 대학원까지 통틀어서 6년 반 동안 F는 저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지만 그 당시 너무 충격을 받아서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재수강을 해서 다시 열심히 할테니 D라도 주시면 안되겠냐고 이야기를 했는데 교수님은 "열심히 하지도 않고 어디와서 성적 구걸이냐며" 핀잔을 주셨고, 그 충격에 한시간 넘게 캠퍼스를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너무 화도 나서 복수를 다짐하고 1년동안 열심히 준비하면서 재수강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4학년 2학기 다시 들어간 수업에서 복수의 칼날을 시전하였습니다.

A플러스를 받을 수 있을만큼 1년 동안 준비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말고사를 보던 날 아침 전 장염에 걸렸있었습니다. 보통 1주일 시험을 보면 도서관에서 1주일을 밤새면서 준비했는데 체력도 떨어진 상태에서 스트레스까지 와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시험이 있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고, 양호실에서 간단한 약 받아서 먹고 시험을 보러 들어갔지만 집중해서 시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2시간동안 덜 아플때만 풀면서 시험을 봤지만 반도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전 A플러스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한학기 동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교수님은 제게 칭찬을 해주셨고, 후에 대학원에 가서 술자리를 가졌을 때 제가 더 상장할 자질이 있는지 궁금해서 일부러 자존심을 건드려보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때 마음 상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마 그때 교수님이 말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오해를 하고 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그 학생에게 저도 제 진심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면서 배움을 줄 때가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가끔은 역으로 저도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창피한 추억이 어제는 제게 그 학생과의 관계를 더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연결고리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즐거운 토요일이네요.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수업하러 가겠습니다.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유리자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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