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물리치료실은 조용했다. 커튼으로 가려진 침대에 모로 누워 가만히 벽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린다.
‘에어 서플라이’의 ‘All Out of Love’라는 곡이다. 이 노래가 무척 많이 ‘들리던’ 때가 기억났다. 중학교 시절이었다. 라디오, TV, 길거리에서는 히트한 곡만 흘러넘쳤다.
음악은 당시의 기억을 소환하는 뛰어난 기능이 있는데, 난데없이 들리는 이곡 덕분에 옛집의 거실 풍경이 세세하게 떠올랐다. 거실에는 낡은 가라드 턴테이블과 마란츠 앰프, AR스피커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1980년에 녹음된 곡이다. 내 기억과 좀 차이가 난다. 한국에는 좀 늦게 들어온 모양이다. 어쨌건 38년 전이다.
에어 서플라이 멤버들이 이곡을 녹음했을 때 38년 후 사우스 코리아의 한 동네병원에서 자신의 음악이 흐를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거의 40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음악을 만든 창작자의 느낌은 어떤 것일지 살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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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앞의 이 글은 독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보이려는 작위적 포스팅이다.
커튼으로 가려진 좁은 물리치료실에서 벽을 보고 누워 있을 때 이 노래가 들리는 순간, ‘나’는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타임루프 감옥에 갇혀 있으며 (원하지 않는데도) 끝없이 에어 서플라이를 들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