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건전지'의 삶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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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퍼 탑 coppertop'

윗부분이 구리색으로 되어 있는 듀라셀 건전지를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 초반부에 저항군이었던 스위치는 답답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 앤더슨(네오)을 '카퍼탑'이라고 부른다.

마르크스는 산업 현실에서 노동자는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노동과 그들이 생산하는 자본 사이의 관계를 인식하지 못하며, 자신들이 노동을 자발적으로 파는 '자유'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임금노동과 자본'에서는 '노동력은... 상품이다. 설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전자는(노동력은) 시계에 의해 측정되고, 후자는(설탕은) 저울에 의해 측정되는 것이 다를 뿐이다.'라고 노동의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간들은 '건전지'가 되어 인공지능 기계들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실제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시계에 의해 자신의 노동가치를 측정당하며, 건전지처럼 교환된다.

교수로 재직했던 학교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모든 교직원의 출퇴근 시간이 지문으로 체크되는 시스템이 들어왔다. 교수도 예외는 없었으며 방학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완전히 영화 매트릭스의 카퍼탑(건전지) 신세군.'

노동 시간을 각자 개인의 자율적인 의지로 지키는 것과 시계로 '측정' 당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소수의 측정하는 주체와 다수의 측정당하는 객체로 구분된다. 자유의지를 가진 대부분의 인간이 객체인 건전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행복한 건전지의 삶도 있을까.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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