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종교는 제祭를 지낸다. 초자연적 인격신을 섬기지 않는 유교나 불교가 종교의 범주에 속하게 된 것은 '제祭'라는 형식이 있기 때문이다. 제를 지낼 때는 제물을 올린다. 거의 모든 종교의 제물은 피를 흘리는 동물을 죽여서 바친다. '제물이 된다'는 말은, 남을 위해 혹은 남에 의해 억지로 희생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문장으로 흔히 쓰인다.
불교는 피를 흘리는 생명을 제물로 바치지 않는다. 물론 불교의 제에 올리는 과일이나 채소, 곡물도 생명체이지만 동물과는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불교가 '종교화'되면서 초기 원시불교의 깊은 철학이 바래진 느낌은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종교 중 '철학으로서의 불교'를 가장 좋아한다.
*p.s. 교회에서 나온 젊은 청년들이(그들의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부활절 달걀을 까먹고 욕을 섞은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그들이 지나간 거리의 바닥에는 달걀 껍데기들이 뿌려져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동화 '헨젤과 그레텔'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