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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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 '전교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순간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 '답정너'가 생각났다. 면접자의 생각을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면접자에게 알려주려는 질문이었다.

면접자의 이념을 파악하려는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다. 아니면 면접자의 이념과는 상관없이, 면접자가 자신의 권위와 권력에 순순히 복종하는 하는 사람인지 확인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의도이건 간에 그런 수준 낮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한 조직의 윗선에 있다는 것은 그 조직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아니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반감도 없지만 호감도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적당히 얼버무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꽤 솔직한 대답이다.

'사람을 좋아하느냐'와 다를 것 없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는 '좋은 사람을 좋아합니다.'라고 답을 할 수밖에 없다. 괜찮은 사람도 있고 별로인 사람도 있다. 괜찮은 사람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고 별로인 사람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런 질문은 질문 자체가 비논리적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는 매우 전형적인 집단주의(전체주의) 사상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