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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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된 사람이 비아냥거린다. 남들보다 재치 있고 똑똑하고 싶은 욕망이 강할수록(하지만 그렇지는 못한) 비판보다 '비아냥'을 택한다. 비아냥은 언뜻 보면 재치 있어 보인다.

쉽고 단순한 말로 상대방을 한 방에 누를 수 있어야 자신의 똑똑함을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쉽고 단순한 말'을 상황에 딱 맞게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결국은 상대의 인성이나 태도를 공격하는, 쉽지만 무례하고 폭력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배배 꼬여 가지고', '천재 나셨네', '그 말에 뿜고 갑니다'처럼 상대방의 구체적인 생각이나 논리의 허점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태도나 인성을 '비난'한다. 자신이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고 재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쉬운 단어나 은어를 사용한다.

갖고 싶은 것(똑똑함)을 갖지 못한 결핍과 좌절감이 폭력적인 말로 표출되는 것이 '비아냥'이다. 비아냥은 비판도 재치도 아닌, 자신의 결핍과 좌절을 감추려는(하지만 드러나고 마는) 폭력이다. 이들은 가학적이면서 동시에 피학적이다. 자기 자신에게도 가차 없이 모멸적인 발언을 한다.

에리히 프롬이 지적했듯이 이들이 가학피학적인 이유는, 외로움, 세상으로부터의 거부, 고립에 대한 공포에서 유래한다. 이들은 자신이 세상 속에 함께 한다는 것을 손쉽게 증명(확인) 하기 위해 논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비판보다 비아냥을 선택한다.

이들은 가학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을 통제하고 타도하려고 한다. 가학적이고 폭력적 언어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꽤 효과적이다. 설령 상대방이 그 말에 굴복하지 않더라도, 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들어 무의식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나게 한다.

이들은 자신의 가학적인 언어로 인해 상대방에게 모멸에 찬 시선을 받는 것 또한 즐거워한다. 이들은 가학적인 동시에 피학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외로움과 무관심, 고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