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요즘 연락하고 지내냐는 물음에 그가 대답했다.
"글쎄, 요즘 그 친구가 나한테 연락이 없네"
관계가 끊어진 이유가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도 연락한 적은 없다.
평상시에 그는 책잡힐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섬세한 사람임을 과시했다. 그런데 그 '노력'이라는 것이 실은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었다.
그는 또한 기묘한 열등감과 콤플렉스도 있었다. 상대방이 자신한테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자신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먼저 연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위 물음에 대한 상식적인 대답은 "그러게, 요즘 서로 연락 안 한지 오래됐네." 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