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마치고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하나 둘, 하나 둘!”
누군가 열심히 구호를 외치며 준비운동을 한다. 살펴보니 나이는 고등학생 정도지만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가 갑자기 운동을 중단하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준비운동을 멈추고 다가오면서 말을 걸었다. 그 행동의 이유가 짐작이 간다.
“머.. 머리가 많이 길었네요. 머리가 많이 길어요.”
이 말에 대답하면 ‘길어’ 지므로 대답하지 않고 바로 나갔다.
아이들은 부모들(어른들)의 거울이다. 이 아이 역시 성별에 따라 외모와 행동이 구별되어야만 한다는 사회의 관습을 그대로 따르고 익혔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반드시 선은 아니다. ‘천진난만’하게 여자 아이들의 치마를 들추며 ‘아이스케키’라고 외치는 행위는 그저 ‘악’일 뿐이다.
페스탈로치는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의 교육을 통해서 사회의 ‘악한’ 관습이 아이들에게 배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사회를 바꾸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아이들 교육이다. 때문에 교육자로서의 대우는 대학교수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가 훨씬 좋아야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서 ‘이종 공포(혐오) 증’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 가장 급하다. 이종 공포(혐오) 증은 자기와 다른 집단에 대한 본능적인(DNA에 기록된) 막연한 공포와 혐오가 아니다. 이 사회 시스템은 인종, 성별, 계급 차별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종 공포(혐오) 증을 조직적으로, 그리고 치밀하게 조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