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누가 고생을 내 인생에 자동 매수 걸어놨나보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체험한 각종 '하우스' 방랑기.
대학 졸업후 서울로 돈한푼 없이 올라와 '하우스 메이트'를 구해 살게된 집.
목돈이 없었던 내게 100만원이라는 저렴한 보증금과 15만원이라는 싼 월세는 매력적이었죠.
장점은 넓고 내 방이 따로 있었고 집주인 언니가 냉장고를 그득그득 채워주어
'마음껏 먹어도 되는' 그야 말로 헤븐인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점 : 반지하다
사실 반지하라 하기도 뭣하게 거의 지하에 가까웠고, 하나난 창문은 약 5cm 정도?
거의 볕이 들지 않아 모든 것이 눅눅 마법으로...
머리를 아침에 감으면 밤까지 마르지 않았고
한번 잠들면 20시간 지나도 깨지 않는 곳.
하지만 그 5cm가 뭐라고 미친 변태새끼가
이렇게 훔쳐보는 바람에 가뜩이나 볕 드는 곳 없는데 까만 셀로판지로 막아뒀었죠.
그런데 5cm정도 되는 구멍을 훔쳐보려면 최소 바닥에 얼굴을 대야하는데 그렇게까지 훔쳐보고싶었으까...
언제 한번 홍대에 물난리 난 적 있죠?
그때 물이 엄-청 들어와서 노트북이고 옷이고 다 버리고
달랑 몸만 나왔던 지옥의 반지하 체험기였습니다. 1년가까이 살았는데 참.
반지하에 학을 떼고 추워도 좋으니 볕이 잘드는 데 살겠다 하고 구했던 강북 어느곳.
컨테이너로 되어 있는 건물이었지만 옥상을 쓸 수 있어
뽀송뽀송하게 빨래를 말리는 게 큰 낙이었던 곳.
야경을 보며 행복했던 곳.
단점 : 겁나 춥다
세상에서 제일 추움.
밖에 나와있떤 세탁기가 얼어서 며칠 빨래 못함.
추움... 추움... 추움....
그리고 옥탑이다 보니 옥상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어
각종 변태가 저의 생활을 염탐하였으므로 6개월도 못살고 이사..
(옥상에 널어놓은 양말, 스타킹, 옷 다수 분실....)
아무래도 혼자 사니 너무나도 무섭더라고요.
그나마 제일 오래 살았던 것 같은데 다행히 창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나름 아늑해서 2평 남짓한 방에서 1년 반정도 살았다는...
불.법.증.축.이었기에 다른 방보다는 좀 넓었고 창도 커서 꽤나 즐겁게 살았던 곳이었습니다.
단점 : 사람이 많아서 별일 다 일어난다
공동 신발장에 둔 내 10만원 짜리 수제화 훔쳐감.
딴방 노트북, 핸드폰 허구한날 훔쳐가서 경찰옴.
샤워시간 겹침. 보고 싶지 않은 그들의 노출 등.
아, 그리고 운동을 하고 싶은데 정~말 좁아서 앉을 자리도 없어서 요가 같은 걸 못합니다.
주인이 바뀌고 난 뒤, 주인이 자꾸 내방 문을 열어서 공지문을 붙이고 간다거나 하는
소름돋는 짓을 해서 이사.
집에 들어와보면 아무것도 없던 방에 소방안내문 붙여져있고...
담날엔 시설 안내문 .. 담날엔 비상대피로..
제 방에 들어오지 마시라고, 내가 붙이겠다고 달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문따고 붙이시던 주인분, 잘사세요?
결혼 전까지 살았던 나름 저의 러브하우스이자 신랑과의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지하철역에서 15분 정도 등산을 하고 나면 있는 단독 컨테이너박스 건물이었는데
고시원 살다 나와서 그런지 넓어서 넘나 행복했었던.
단점 : 달동네다
서울택시 셧떠뻑이라고 느꼈던게 우리 동네를 안올라가줌....T_T
그만큼 달동네였으니까요.
눈이 오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비탈길에 사이드 안걸어놓은 차 몇중추돌사고 나고..
구두 신고는 절대 못 올라 댕겨서 늘 가방에 운동화를 넣고 출퇴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컨테이너박스였지만 옥탑보다는 춥지 않아서 결혼전까지 쭉 살았었죠.
창에서 가끔 이런 시선이 느껴져 문을 열어보면...
늘 길냥이가 앞건물 지붕에 앉아있어서
평화롭고 행복했어요.^^
이 4곳의 순위를 매기자면
달동네 > 고시원 > 옥탑방 > 반지하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결혼으로 도피(?)하기까지 이사를 반백번씩 해가며며
멀쩡한 집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점점 커졌던 것 같아
저에게 '집'이라는 건 너무나도 큰 의미이죠.
그리고 다음번에 이사를 하게 된다면
이런 변태시키와는 영원히 안녕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결혼하고서는 멀쩡한 집 살아서 그런지 이런 분들은 없습니다..
멀쩡하게 의식주는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줘라...
이상 저의 젊은날 집과 관련된 에피소드였습니다.
젊은 자취러들, 맘에 꼭 맞는 집 찾아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