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의 전화가 왔다.
번호가 031-584-0001이라서 깜짝 놀랐다.
폰에 뜬 번호가 생소하여 물끄러미 바라보다 받았다.
상대편 남성은 '여긴 우체국인데요, 닭 키우고 계신가요?'
'네, 저희 엄마집에서 백봉오골계 키우고 있어요.'
대답해 놓고 생각해보니
얼마전 엄마가 급성췌장염으로 병원에 급하게 입원하게 되면서
닭 한마리가 우리를 탈출했었나보다.!!!
엄마가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가면서
거의 일주일이 지나서야 닭이 없어진 것도 알게 되었다.
집나간 닭도 모진추위속을 견디며 학교 울타리주변을
헤집고다니다, 학교옆 우체국의 직원분 눈에 띄어서
다시 제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췌장염으로 입원하신 엄마도 내일 모레쯤은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오실 계획인데
일의 마무리가 되듯 깜박 잊고 있던 집나간 닭도 들어오게 되어
이제는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비정상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편안한 안도감이 몰려온다.
집안에 환자 한명 생기니 가족 모두가 생활리듬이 깨지고
무질서 속에 던져진 일주일이었는데
오늘은 닭이 우리속으로 제자리 찾아들어오고
내일 모레는 엄마가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오신다.
수소문해서 닭을 찾아주신 우체국직원분이 고마웠다.
아마도 귀찮아서라도 그냥 잡아먹었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주었을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