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leesongyi
도시공간구조를 접근하는 방법 가운데 도시지리학적인 방법이 있다. 동심원이론, 선형이론, 다핵심이론과 같은 이론이다. 도시 토지이용론의 많은 부분은 시카고학파에서 왔다.
가장 먼저 나온 동심원 이론은 1925년 버제스가 시카고 시를 사례로 연구한 ‘도시의 성장’이란 논문을 쓰며 등장했다. ‘시카고학파 도시지리학자들은 전적으로 시카고학파 사회학자들로부터 파생됐다.’ (데이비드 하비)
먼저 동심원 이론이 무엇인지 무엇인지 살펴보자.
양궁 과녁처럼 동그란 원을 그린다. 4개~5개. 제일 가운데 있는 곳이 CBD 다. 중심상업지구. 두번째는 점이지대, 세번째는 근로자주거지이다. 네번째는 중산층 주거지, 다섯번째는 고소득층 주거지로 구분된다.
미국에선 점이지대에 같은 인종들이 모여 저소득층 주거지(게토)를 형성하고,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 지역이 슬럼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도시가 이렇게 분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비드 하비는 버제스가 이를 연구해 발표보다 약 80년이나 앞서 엥겔스가 도시의 동심원 지대 현상을 주목하고, 경제적 계급 관점에서 이를 해석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엥겔스의 글은 무척 흥미롭기 때문에 조금 길더라도 인용해 보겠다.
맨체스터 심장부에는 길이와 폭 0.5마일 거의 전체가 사무실과 도매상점으로 채워진 넓은 상업 구역이 있다. 이 구역은 거주자가 거의 없어 밤이면 인적이 끊긴다.
중심상업지구 CBD를 말하며, 밤이면 인적이 끊기는 것은 도심공동화 현상이다.
이 구역을 관통하는 큰 길에는 교통이 엄청나게 집중되고, 줄지어 늘어선 건물 1층에는 화려한 상점이 있다.
이 상업 구역을 빼면, 맨체스터 전체는 순전히 노동자만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 허리띠 외부에 부르주아 상층과 중간층이 거주하며, 부르주아 중간층은 노동자구역과 인접한 번듯한 거리들에 거주한다. 부르주아 상층은 더 먼 고지대의 정원 딸린 저택에서 멋지고 안락하고 15~30분마다 맨체스터로 향하는 합승마차가 지나가는 집에서 자유롭게 지낸다.
점이지대에 노동자 주거지가 먼저 나오고, 보다 먼 곳에 고소득층 주거지가 나온다.
이런 ‘도시의 공간’ 배치의 가장 좋은 점은 이 부자 귀족들이 모든 노당자 구역의 오른쪽과 왼쪽에 숨어 있는 음울한 참상을 보지 않고도 그 구역의 한복판을 통과하는 가장 짧은 도로를 이용해 상업 구역으로 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거래소에서 도시의 모든 방향으로 뻗은 도로들의 양편에 상점들이 거의 끊이지 않고 늘어서 있으며… 비위는 강하지만 담력은 약한 부자 남녀가 궁핍과 더러움을 보지 않게 하는 데는 그런 상점들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이런 위선적인 설계가 모든 대도시에서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맨체스터만큼 큰길에서 노동계급을 체계적으로 차단하는 도시, 부르주아의 눈과 신경을 거슬릴 만한 모든 걸 세심하게 감추는 도시를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맨체스터만큼 당국의 규제에 따라서가 아니라 자연 발생적으로 성장한 도시도 없다.
1844년 엥겔스의 글을 읽으면 이미 도시의 분화에 대해 놀랄만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