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용이대디입니다.
가끔 가다 궁서체로 쓰는 생각거리 입니다.ㅎㅎ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었다.
아니, 그냥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니가 뭘 알겠냐, 내 경험에 따르면..."
멘트를 백번쯤 들었기 때문일까..?
나보다 경험이 더 많고,
나보다 나이가 더 많고,
나보다 아는 게 더 많고,
나보다 무언가 더 나은 사람이
조언을 해주는 것을 믿었다.
특히 경험이야말로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길잡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니 내가 응당 틀렸겠구나 했었다.
하지만 경험이 항상 맞지는 않았다.
단지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날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으나
그분들은 격려보다는 우려로
스스로의 경험에 따라
내게 결론을 내려주었고,
그렇게 수긍을 한 결과로...
나는 새로운 길에 도전할 기회와
실패할 기회 두 가지를 잃어버렸다.
타인의 경험은 참고할 재료이지
나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
<꼰대의 사전적 정의 - 네이버국어사전>
꼰대라는 말은 내게 있어서
그저 나보다 나이 많은 아저씨가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면
그게 꼰대구나...라고 생각했다.
"야, 내가 니 나이 때는 안 그랬어!"
라는 흔히 들었던 말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느지막이 군대에 가서
나이 어린 선임들이 하는 짓을 보고,
'아, 스밤. 이게 꼰대구나'
라는 생각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그렇게 나는 그동안 생각했던
꼰대의 정의를 새로 내린다.
경험을 통해서...
꼰대는 나이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이 든 사람 중에 꼰대가 많게 보일 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말 별 것도 아닌 것에
사람과의 인연을 끊기도 했고,
사소한 일에 상처받고
예민하게 구는 경우도 있었다.
내 성격이 생기다 말아서
그런 것도 있고,
아이가 어릴 때는 유난히
주변의 오지랖에 너무 힘겨웠던
기억이 나면 지금도 쓴웃음이 난다.
특히 나를 버겁게 했던 경우는
평일에 휴가 쓰고 아기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갈 때 만나는
할머님들의 육아라비안 나이트.
(지하철 세라자드)
항상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러했다.
물론, 연륜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들이 무가치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월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된 삶의 지혜와
경험들의 축적은 젊고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던가.
절로 주먹이 불끈 쥐어지지 않는가?
(나만 그런 거면 어쩔 수 없고...)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많이 듣던 말이라
넌덜머리가 나게
싫은 말이기도 하고,
모자란 내 생각으로는
조언과 꼰대질(?)의 구분을
할 수 있는 기준점이라고
생각하는 문장이다.
왜냐고?
조언과 꼰대질의 간극에는
인간관계와 헤아림의 유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늘 처음 본 낯선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은 드물다.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이들의
과도한 조언(안 물어봤는데)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에...
조언은 누군가의 행동이나 생각을
돕기 위한 말을 해주는 것인데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가 불편한 것은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을 아래로 깔고
자기 경험과 지식을 그 위로
덮어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판에 조언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비켜봐라, 내가 하면 이긴다'라고하며
밀어내는 것과 다르지 않게 생각된다.
순서가 바뀌었다. 헤아림이 먼저다.
상대방도 시도해 보았지만 어려움에
실패한 경험이 있거나,
또는 해보지 않았기에 두려워서
조언을 구하고, 망설이고 있는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들 모르겠는가
책만 읽어도 누군가의 엄청난 시간을 들인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데
굳이 왜 조언을 구하겠는가?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랬구나, 어떤 게 좋을까?
내가 뭘 이야기해주면 좋을까?
이런저런 경험이 있는데
도움이 좀 될 것 같으냐?
꼰대가 되기 싫다면
근데라는 관심부터 갖자.
근데, 넌 괜찮은 거니?
이렇게 줄줄 생각을 써놓고도
정작 내가 그렇지 못하니
이거야 말로 어불성설임을 안다.
그렇다.
나도 꼰대라 여기던 사람들의
말과 행동들이 너무 싫었으나
결국은 나도 누군가에게는
꼰대로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해진다.
특히나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아빠는 왜 아빠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도 내 마음이 있는데!"
나에게 저렇게 말을 하던
6살의 아들이 생각난다.
일 년 전 그때,
처음으로 아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고,
처음으로 내가 이 녀석에게 꼰대는 아닐까
돌아보게 된 순간이었다.
그때의 부모들이 나를 이해하기
힘들어하셨던 것처럼
나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기술과 문화는 더욱 빠르게 바뀌지만
꼰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존재한다.
(I will be back~)
그때는 맞았던 일들이
지금도 100% 맞다고 생각하면
(과연 그때도 맞았을지는 모른다)
정말 꼰대로의 여정을
떠나고 있는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다...
그때는 맞았던 일들이
지금은 맞을 수 도 있고,
틀릴 수 도 있으며,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내 생각과 경험과 다르다고
부러지면 부러졌지
휘어지지 않으리라는 사고로
대처한다면 그야말로 꼰대인 것이다.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라는 말로 덮으려 하지 마라.
그건 <월견폐설, 좌정관천>이다.
경험에만 의존하여
편협한 사고로 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누군가의 조언가이며,
의지할 대상이기도 하며,
누군가의 꼰대인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은 우선 나 자신에게
보내는 서신이기도 하다.
어차피 꼰대를 피할 수 없다면
유연한 꼰대가 되는 것을 택하고 싶다.
궁서체 끄적끄적은 여기까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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