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80. 교도소 체험 방송프로그램의 등장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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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 프로그램 중에 "착하게 살자" 라는 것이 있다. 실제 교도소에 수감되어져서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수감자생활이 어떠한 것인지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정신이 아찔한 정도로  상황이 난감하게 전개되는 것도 제법 있다고 한다. 이 방송 프로그램의 취지는 비록 인기연예인들이 수감자생활을 하면서 겪는 고초들을 재미반 실제반으로 엮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수감자 생활을 하는 것이 이만큼 어려운 것이니 죄를 지어서 감옥 들어오지 않도록 하라는 경감식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겠다. 

JTBC의 "착하게 살자" 라는 방송프로그램 이외에,  전국의 여러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감자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들이 실제로 운영중에 있으며, 심지어는 고등학생들에게 현장체험학습의 일부로서 교도소내부를  구경시켜주고 간접적으로 일상을 체험시켜주는 프로그램까지도 등장해서 운영중에 있다고 한다. 

참 세상 요지경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과거 세대 같으면  방송에서 버젓이 교도소에 들어가서 죄수생활을 체험해보는 방송을 틀었다가는 미친놈들 소리를 들으면서 돌팔매질 당하기 딱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는 일부러라도 교도소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하는 신청자를 구하고 그것을 버젓이 방송에서까지 드러내놓고 틀어대고 있다니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한 모양이다. 물론 그 동안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전반적인 의식수준이나 지식수준이 월등히 높아지다 보니까, 이러한 교도소 체험 방송을 틀어놓아도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수준이 되었다는 시대적상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다.  

영화나 방송 시청에 있어서는  19금이라는 것이 개념이 있어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폭력물이나 성인물을 접하면 자제력이 약하고 충동성이 강해서 잘못되면 정신장애가 발생하거나 비정상적인 사고관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을 금지시킨다고 하듯이, 마치 과거시대에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의식수준이나 시대적 가치관이 이러한 감옥살이에 대한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준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충분히 소화가 되지 못할 정도이기 때문에 공공연하게 보여주지 않았던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전반적인 의식수준이나 지식수준들이 이러한 교도소 체험방송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며, 시대적 가치관이 사회현상을 흑백논리로만 구분을 지으려는 사고수준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교도소 체험 방송이 등장하기 전에 나타났던 또 다른 리얼체험방송 프로그램은 군병영생활 체험의 프로그램이었다. 이것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체험 삶의 현장" 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이 국내방송계에서는 가장 원조격에 해당하는 리얼체험방송이었다. 이 리얼다큐 체험방송들의 공통점은, 기본의 통념적인 가치관으로서는 가장 터부시하고 소외시키고 꺼려하는 곳을 조명하면서, 그 속의 삶도 모두가 평등하고 값어치있는 것이라는 민주적 평등성을 은연중에 심어주려는 시대적 의미를 품고 있는 것들이었다. 

또 한가지 더 크게 그 속에 숨어있는 시대적 메세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교도소이든 군대내무반이든, 지방공단의 어느 허름한 공장 선반작업대이든지 간에,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와 또 같은 인간들이고 별 다른 차이점이 없다는 것과 함께,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곳이 교도소나 군대내부만처럼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의미도 함께 품고 있다고 보이는 것이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학교이든 군대병영이든, 심지어 죄수들이 들어가는 교도소이든지, 모든 곳이 사실상 따지고 보면 교도소라고 할 수 있지 교도소가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자유롭지 못하고 속박당하고 그 안에서의 스트레스와 긴장과 억압은 강하든 약하든 어떤 식으로든 다 존재하는 곳들이다. 그래서 지금의 JTBC 방송의 '착하게 살자' 라는 방송프로그램이 버젓이 TV를 통해서 방송되어질 정도라고 한다면,  지금의  시대상과  함께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는 억압적인 정신적 갈등의 상태를 방송에서 상징적으로 투영시켜주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라고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쉽게 마음을 열수도 없고 긴장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래서 스스로를 계속 옥죄면서 " 혹시나 내가 실수를 하지 않을까?  혹시나 나한테 욕을 하거나 잘못한 것을 지적하지 않을까?" 라는 숨막힌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시대이자, 또 다르게는 자본주의적 논리에 입각한 시회시스템 속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난과 차별의 굴레에 잡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속에서의 감옥안에 갇혀있어야 하는 고달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상징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교도소에 들어가서, 수감되어져 있는 사람들의 면모를 하나하나씩 뜯어보라. 정말 말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진짜 범죄자는 1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이고 나와 별 차이가 없는 자들이고, 사회생활하면서 어쩔 수없이 혹은 상황이 그렇게 꼬여들어가서 교도소 신세를 지게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을 단죄하기 앞서서, 지금 당장은 우리가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자신들은 얼마나 죄없이 살고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어쩌면 우리각자의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소홀함과 사회적책무를 등한시하는 것에 대한 질타가 아닐까 하는 반성이기도 할 것이다. 이 사회의 구석구석에 보이지 않는 음습한 곳일지라도, 그 곳들조차도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똑 같은 곳들인데, 우리가 별다르게 생각하려는 시선과 관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차별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현재 등장하고 있는 교도소 체험방송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이 시대의 우리들 모습을 투영시킨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자, 우리의 잘못된 점이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그리고 이 시대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소박한 책무들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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