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의 한 온라인 설문조사업체에서 직장인들을 상대로 해서 술자리 문화에 대한 의식을 설문조사한 것이공개된 적이 있었다. 설문의 내용은 술자리에서 최악의 매너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고 묻는 것이었는데, 1위는 '억지로 술권하기' 로서 전체에서 61.5%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2위는 '귀가금지'로서 31.9%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늦게까지 술을 먹게 만들거나 혹은 아예 집에도 못들어가게 만드는 것이었으며, 3위는 30.9%의 비율로서 '술마시며 일 얘기하기' 였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서는 '술에 취해서 했던 얘기 반복하기' 였고, 그 다음으로는 '술에 취해서 시비걸기' 였다고 하며, 그리고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 '없는 사람 험담하기' 였다고 한다.
이 조사내용은 직장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내용이니만큼, 현 시대의 한국사회에서 직장인들의 술자리문화나 회식문화가 어떠한 성향과 어떠한 분위기로서 흘러가고 있는지를 대변해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조사내용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억지로 술 먹으라고 권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이것만큼 난감한 것도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한국인들의 구세대적인 사회관습에서는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혹은 식사자리를 같이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심정으로 서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해야만 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더 친해진다"라는 정서적인 공감대가 강하기 때문에, 술자리를 회피한다는 것은 기존의 보편적인 사회관념에 어긋나는 버릇없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잘못하면 심할 경우에 "혼자서 잘난체 하는 놈" 혹은 " 조직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마음이 닫혀있는 사람" 등으로 오인받기 딱 좋은 행동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직장일을 하면서 술자리가 생기면 싫어도 싫은 내색을 하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같이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이니, 그 고충을 일일이 듣지 않아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고들 할 것이다. 그리고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의 예의범절 이라는 것을 올바른 사회생활을 위한 기초적인 소양이라고까지 인식할 정도였으니, 그 관습을 보고 자라고 익혀온 지금의 세대들이라고 해서 그 관습을 무시하고 따르지 말라고도 못할 것이다. 특히 남자가 술을 먹을 때에는 지켜야할 예의와 법도와 질서가 있고, 또는 남자가 술을 먹으면 취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래서 실수를 할수 도 있는 것이니까, 서로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너그럽게 봐주고 넘어가자는 사고방식도 강하고, 또한 여자들에게도 여자로서 술자리에서 지켜야 할 법도가 있으니 이것을 어긋나게 잘못하면 안된다는 식의 아주 어려운 고차원 방정식 해법수준의 술자리 예의범절과 규칙들이 존재하는 것이 한국사회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볼 때에는 한국인들의 술문화가 너무 신기하고 독특하다는 말들을 하는 것이, 술을 먹기위해서 서로 모이는 식의 문화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술을 위한 술문화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설문조사 내용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억지로 술 권하기'를 뒤이어서 나오는, 2번째의 꼴불견 매너인 '집에 못가게 만들기'와 '직장일에 대한 이야기 하기',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나오는 '같은 이야기 반복하기' 와 '시비걸기' 그리고 '남 험담하기' 의 순서로 나타나는 것인데, 이것은 어느 술자리에서나 한국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될수록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추한 행태의 순서적 패턴을 정확하게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한국인들의 직장문화와 회식문화 그리고 술자리 문화는 참으로 독특하고도 이해불가한 측면이 많다. 직장일을 하면서 서로간의 팀웍과 상호존중을 돈독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서 업무의 효율성을 더 높이자는 취지로 식사자리와 술자리를 언제나 같이 하자는 문화가 팽배해져 있지만, 한국에서의 직장문화는 오히려 회식을 위한 술자리가 더 많을수록 혹은 식사자리가 더 많을수록에 서로간의 반목질시와 폭언과 무례함은 더 심해져서, 직장을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자의 80%는 인간적 갈등때문이라고 할 정도이니, 도무지 모순도 이런 모순도 없을 것이요, 앞뒤 안맞는 언행불일치도 이렇게 심한 불일치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술자리에서의 가장 싫어하는 매너가 순서대로, 억지로 술 권하기, 집에 못가게 막기, 업무이야기 하기, 했던 말 또 하기, 시비걸기, 남 험담하기의 순서로 나오는 것 역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술을 같이 마시면서 어느정도 상대가 편안해지고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열수 있을 정도가 되어지면 나타나게 되는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정을 나누는 그릇된 문화의 습성( ? )을 그대로 나타내고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이요 또한 가장 큰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니, 언제나 정이 넘치고 친근하고 한 가족처럼 사이좋게 지내자는 공동체의식을 엄청 강조하는 사람들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지켜야 할 것을 제일 지키지도 못하면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억지버릇 안하무인 꼴불견 짓도 제일 많이 하는 것이 바로 한국인들인 것이다.
* 같은 한국인이면서 너무 적나라하게 한국인들의 못된 술자리 문화를 까발리는 것 같아서,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거북한 느낌을 가지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미리 죄송스럽다고 양해 말씀 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