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멋, 한국인의 삶 7편] 한국인의 자존감 지키는 방법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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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래서 남들에게 쉽게 수그리지도 않고 쉽게 사과하지도 않는다. 가진 것 없고 힘이 없어도, 설령 속으로는 두려워서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어도 뻣뻣한 고목나무처럼 자신을 아주 강한척하면서 내세운다.  그리고 자신의 모자라는 면과 잘못한 면을 지적받아도, 오히려 지적을 하는 상대를 비난하고 사소하게 잘못한 건수를 잡아서 역공격을 한다.  

한국인의 심성은 좋은 면도 많다지만, 한편으로는 강철같은 뻣뻣한 자기 줏대와 고집으로 뭉쳐진 사람들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고집스러움과 사과에 인색하고 몰라도 잘 아는체를 하는 괴팍한 심보를, 언어적 구조에서 그 원인을 해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말에서 사용되는 감사와 사과의 말을 분석해보면, 일단은 영어의 단어들보다 최소 2배정도는 더 길다. 땡큐와 감사합니다, 쏘리와 미안합니다. 그래서 서양인들에 비해서 말 자체가 더 길기 때문에 그 만큼 감사와 사과를 표현하는 것이 길게  시간이 걸리고, 더 느리고, 더 오랫동안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해석을 하는 것이다.  또 거기에 덧붙여서, 한국말의 독특한 특징인 접미어와 존칭어 사용의 구별법이 결합되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구분지어야 하느냐의 골치아픈 계산머리까지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언어구조학적 관점으로 풀이를 하는 것이 어느정도는 일리가 있어 보기기도 하지만, 분명 한국인들의 언어적 특성 속에는 자신의 자존감을 쉽게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꼿꼿하고 뻣뻣한 자기 줏대가 강하게 들어있음을 알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언어구조학적 특성이 그러하니 문학작품들 속의 특성역시 은유적인 것이 많고 서정적인 깊이가 강하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특성이 음식문화를 비롯한 다른 여러가지 문화적 요소들에서도 깊게 베여서 드러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서양의 문학작품들 속의 분위기라는 것은 직설적이고 사실적이고 분석적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문학작품 속의 분위기라는 것은,  "초가산간 그윽한 진달래꼿 피우는 넓은 마당의 대청마루에 앉아서, 구수한 되장국을 끓여먹고 배부른 탓에 저 멀리 안개 가득하게 끼인 산봉우리를 바라보면서 아늑한 옛친우의 얼굴을 떠올린다" 는 식으로, 좋게 말하면 복잡미묘한 인간의 심성적 변화를 언어적 유희로서 풀어내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고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고의 다변화 다층적 관점으로의 문학적 분위기인 것이다. 

이러한 언어구조학적인 특성이 또 한가지 강하게 대변되어져 있는것이, 음식문화에서 드러나게 된다. 비빔밥, 찌개, 전골, 등등의 한국음식들의 특성은, 한 가지 재료 한 가지 맛이 아니라, 비비고 섞고 조리고 볶고 삮히고 절이고 익히고 등의 여러 복잡미묘한 맛의 변화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는 음식맛들인 것이다. 그래서, " 달콤쌉싸름하면서도 달짝미지근하고 새콤하면서도 톡 쏘우는 맛" 이라는 표현을 하게 되면, 외국인들은 도무지 그들의 의식수준에서는 이해불가능한  맛의 이해력인 것이다. 

한국인들의 언어구조학적 특성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정서적인 특성이 그러하다. 그러므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언어적 구사방법도 서양인들의 방식과는 너무도 다를 수 밖에,,, 서양인들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인정할 경우에  그냥 쏘리 한마디로만 끝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아무래도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 자체가 더 길게 늘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는데, 여기에 더 하여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한다고 해도 한껏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여러가지 작업을 그 사과의 말에 덧씌우는 과정을 또 거치게 된다.

" 아~~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정말 미안해요 ", " 아 ~ 본의아니게 죄송스럽게 되었네요"  등등, 한국인의 사과 한 마디에는 여러번 변곡과 해명의 과정을 거치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거기에 더하여 사과의 말 한마디에 덧씌우는 말까지도 왜 그리들 많은 것인지,... 이것은 마치 사과의 말 한마디에 여러 호위병처럼 군더더기 말을 덧붙여서 사과를 하는 자신의 자존감을 최대한 지키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닥칠 역공격의 피해를 사전에 최소화하려는 계산머리가 깔려있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한국사회가 전 세계에서 가정해체의 증가율이 가장 높고, 독신자 증가수나 기성세대와의 가치관 갈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이유 역시, 어쩌면 이러한  독특한 언어구조학적 특성과 더불어서 감사와 사과의 말 한마디를 쉽게 하지를 못하는 심성적 특성들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과를 안하고 잘 버텨서 혹시 자존감이 잘 지켜질지는 모르지만, 그 동안에 다른 한 쪽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좌우할 수 있는 객관적 평판에 손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에 대한 평판 안에는, 같이 편하게 지내자고 술자리에 나오라고 연락해오는 친구의 반가운 목소리도 들어있을 수 있는 것이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에 기꺼이 나서서 자기 일처럼 해결해줄려는 자의 태도도 들어있을 수 있으며, 나이 들고 늙었을 때에는 손자손녀가 재롱을 예쁘게 부릴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 줄 수도 있는 것인데, 어쩌면 평판이라는 것은 사람간의 관계를 이루어감에 있어서 신뢰를 쌓게 만드는 시작점인 것이다. 

그 소중한 신뢰의 시작점에 사과와 감사의 주저없는 말 한디는 언제나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가장 좋은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여기에 인색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적 관계에 가장 금이 많이 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은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오늘날 한국인들의 자화상인 것이다. 

2017년도 한국갤럽설문조사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인들 중에서 갑자기 "위급한 일이 생기거나 여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주변의 사람이 단 1명이라도 있는 경우를 조사해보니까,  70%정도만이 가능하고  나머지 30%정도는 어느누구도 도움줄 사람이 없다고 답변을 하더라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  참 아이러니 하다,. 

조사결과에는 30%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 수치가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모두가 좋은 가정 행복한 가정, 친구관계 좋고, 성격좋고 사교성 좋다고 자부하는 한국인들이 막상 뚜껑을 열어서 실질적인 알맹이를 까보면, 단 한명도 진짜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이러니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계와 신뢰와 평판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감사와 사과의 군더더기 없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한국인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더 서글픈 것이다.  

   이미지를 그려주신 tata1님과  surfergold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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