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3. 오지랖과 꼴불견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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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에서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오지랖'이라고 부른다.
현대에는 오지랖의 뜻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오지랖이 넓다' 라는 말은 생활
중에도 종종 사용하기 때문에, 대충은 그 뜻을 알고 있으리라.

한국인의 전통 의상을 빗대어보면, 옷의 앞자락이 넓을 경우에 몸이나 속에
입고 있는 다른 옷을 넓게 겹으로 감싸게 되는데, 그 행동하는 꼴이 자기쪽으로
이것 저것 끌어들여서 자신에게 맞추려고 하는 것과 흡사하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라고 하면, 자기에게 맞지도 않는 것을 이것 저것
가리지도 않고 간섭하면서 무작정 자기식대로 해석을 하고 잘 아는체 하는
행동거지라고 볼 수 있다. 그 모양새가 마치, 잘 맞지도 않는 옷자락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몸에다 갖다 붙이려는 행동과 흡사해서, "오지랖이 넓다" 라는 말로
회자되었던 모양이다. 한마디로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짓을
비꼬아서 하는 말이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경중이 있어서 자신이 그 일을 올바르게 해결해 줄
만한 능력이 있다면 오지랖이 넓어도 지탄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만약 그만한
능력이 안되는 자가 남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만 하다가는, 결국은
'꼴불견' 이라는 욕을 쳐 먹는 것이다.

그런데, '오지랖이 넓다' 는 말을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보면, 남을 배려하고
감싸는 마음의 폭이 넓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것이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하자면, 나름대로는 하나의 미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남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귀찮게만
해버리면, 정말 꼴 보기 싫은 '오지랖'이 되어버려서, 결국은 '꼴불견' 소리를
듣기 때문에 골치아픈 것이지만 말이다.

오늘날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사회에서는 오지랖이 넓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제 몸과 관계없는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않는 세태가 더 문제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오지랖이 너무 좁다는 것이, 가면 갈수록 우리 사회의 어두움을
드리우고 있는 것 같아서 참으로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