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윤종신 콘서트 후기 #1)

xinnong(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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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같은 취향에 약한 나이다.
처음 그에게 큰 호감을 느꼈던 순간이
내가 홀로 영화관에서 세 번이나 봤던 뷰티인사이드를
평소 영화관을 잘 가지 않는다는 그가 봤다는 걸 알았을 때임을 떠올리면
나는 취향이 같은 사람에게 마음을 더 잘 여는 게 확실한 듯 하다.

그러나 이전에 관계를 맺어가면서 내가 깨달았던 건
좋아하는 걸 나눈다는 게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걸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같이 해주는 것만으로도 어디냐며 그렇게 위로해왔던 듯 하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게, 사랑이라 생각했다.

나와 너무나도 다른 그를 만나고
의외로 비슷한 서로에 놀라던 시간이 쌓여가고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그도 좋아할 거란 확신을 갖게됨을 알아차렸다.
새삼스럽게 이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빠, 나는 취향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나봐. 취향이 같아서 너무 좋다."
" ? 무슨소리야? 나는 취향이 맞는 게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이유의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음.. 우리가 의외로 같은 게 많은 것 같긴해-"

라고 새침하게 말하는 그를 보고 "풉" 웃음이 터지며 맘껏 비웃었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다.
우리의 취향이 같은 건 사랑에서 비롯된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때문이라는 걸
서로를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그 마음과 노력이 우리를 닮아가게 만들고 있다는 걸

내가 좋아하는 걸 같이 나누고 싶은 그의 마음과
그가 좋아하는 걸 같이 나누고 싶은 나의 마음이 만나
우린 같은 마음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플레이리스트엔 윤종신 곡이,
나의 플레이리스트엔 이전엔 들어보지도 않았던 라디오헤드의 곡이 자리잡고 있는 걸 보니
'어떻게 취향이 이렇게 같지, 코드가 잘 맞는 우린 운명인가봐' 라는 생각을 하기엔,
노력도 이유도 묵살시키는 '운명'이라는 단어로 우리를 설명하기엔, 좀 아깝다.

그래서 너와 나는 이렇게 같이있나봐.
환심을 사기 위해 윤종신 콘서트 티켓을 들이밀던 이와
윤종신을 좋아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며 억지로 끌려와줬던 이가 아닌ㅎㅎ
당신이 내 옆에 있어서, 나는 행운아다.

앞으로도 서로를 알아주며 호기심을 잃지 않는 우리가 되기를.


#윤종신 - 그대 없이는 못살아

세상이 버거워서
나 힘없이 걷는 밤
저 멀리 한사람 날 기다리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도
나를 믿지 않아도
이 사람은 내가 좋대

늘어진 내 어깨가
뭐가 그리 편한지 기대어
자기 하루 일 얘기하네

꼭 내가 들어야 하는 얘기
적어도 이 사람에게 만큼은
난 중요한 사람

나 깨달아요
그대 없이 못살아

멀리서 내 지친 발걸음을 보아도
모른척 수다로 가려주는
그대란 사람이
내게 없다면
이미 모두 다 포기했겠지

나 고마워요
그대 밖에 없잖아

나도 싫어하는 날 사랑해줘서
이렇게 노래의 힘을 빌어
한번 말해본다

기어코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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