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둘 있는 누나입니다.
첫째 동생과는 2살, 늦둥이 막내와는 9살 차이죠.
맏이로서 동생들을 유난히 특별하게 생각했기에
삼남매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곤 했습니다.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단합대회를 명목삼아 함께 피씨방과 노래방을 가거나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을 다니곤 했죠.
무뚝뚝한 남동생들을 먹을 것과 놀 것으로 회유하며 정말 억지로 끌고 다니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사촌 언니, 오빠도 없는 집안의 첫째인 저는 1인자이자 폭군입니다.
동생만 여럿이라 부리며 군림하곤 하죠ㅋㅋㅋㅋ물론 돈은 좀 듭니다...하하
최근까지 집에서 삼남매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낙으로
무한도전을 함께 보거나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를 함께 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치킨 > <)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 고등래퍼2가 시작했습니다!
오늘 두번째 방송을 앞두고 있지요 +_+
함께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1을 시청할 때 쯤 막내가 고등래퍼를 나가고 싶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그 발언에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쇼미더머니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흥행했지만
건너건너 누가 나갔다더라 하는 소식은 들려도
주위에 나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그 아이가 얼마나 잘하느냐는 사실 저랑 전혀 상관없습니다 ㅋㅋ 노관심-
그건 그 아이의 몫이지요.
다만, 사랑하는 동생이 내린 결단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뿐입니다.
아, 물론 이번 고등래퍼에 나가진 않았습니다ㅎㅎ
(이번 고등래퍼를 보니 실력들이 ㅎㄷㄷ해서 차라리 쇼미가 더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고3 수능이 끝날 무렵인 고등래퍼3에 나가고싶다고 했는데요.
사실 고등래퍼가 시즌3가 나올지도, 아니면 동생의 결심이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동생한테 카톡했더니
고등래퍼를 보기 위해 밥도 안먹고 독서실에서 빡공중이라는 말을 듣고
이젠 따로 살기에 함께하진 못하지만ㅜㅠ 치킨을 시켜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가족단톡에도 동생 방해하지 말라는 카톡을 날려주었죠.
최근 아빠가 가장 미웠을 때가
셋이서 쇼미더머니 재밌게 보고 있는데
시끄러운데 뭘 저런걸 보냐며 티비를 꺼버리셨을 때였기에^^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 개그맨 시험에 떨어진 목사님이 계셨는데
교회 행사의 MC를 보거나 재미를 위한 특별공연을 할 때
꼭 그 목사님이 출연하시곤 했습니다.
무언가를 바라고 행동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에
하고싶은 일을 도전한다는 건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개그맨 시험을 보고 목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그 분을 종종 떠올리곤 합니다.
실제로 그 목사님은 교회의 개그맨이셨고요.
그래서 동생의 생각이 참 반갑고 존경스럽습니다.
(고등래퍼 나가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동생의 랩을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음에도
이미 집안의 래퍼인 막내 ㅋㅋㅋ)
막내에게 다른 친구들에겐 없는
9년 더 산 누나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되었음 좋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점점 학벌과 전공이 중요해지지 않음을 느낍니다.
평생직장, 평생직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는 일에 대한 불안 그리고 선택의 다양성 속에 살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스팀잇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만 봐도 그렇죠.
개발하는 의사, 작곡하는 웹툰작가, 사진찍는 회계사,
밴드하는 한의사, 요리하는 직장인, 소설 쓰는 선생님, 그림 그리는 직장인 등등
이젠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게 당연한 듯 보입니다.
4차 산업혁명, 블록체인, 그리고 스팀잇만 떠올려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상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곤 합니다.
어떤 직업이 언제 없어질지, 또 언제 생겨날지.
이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계속 공부해야함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도 지금 중3이 되는 아이들부터 문이과의 선택이 사라집니다.
동생에게 한번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대입을 위해 공부해야할진 몰라도
지적인 호기심을 절대 잃어버리지 말라고 말이죠.
어른이 되면, 정말 공부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 때야 비로소 진짜 공부를 시작할텐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건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게 뭔지 아는 게 중요하겠죠.
(사실 낯간지러워 이런말 잘 안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치킨이나 사주고 용돈 쏴주는 누나가 최고죠^^ 예!
만날 때마다 꼭 안아주긴 합니다- 이건 싫어할 수도 있지만!ㅎㅎ)
수학을 몇 점을 받고, 영어를 몇 등급을 받았다는 얘기보다
자기가 좋아하는게 뭔지를 알고
고등래퍼에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 제 동생이 더 대견스럽습니다 :)
하고싶은 걸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제 자신에게도 어려우니까요.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힘이되고 응원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아무리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일일지라도
말하고 꿈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
그래서 꼭 말해줍니다.
'너무 좋다. 꼭 해봐! 안돼도 괜찮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