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길로 빗줄기를
헤치며 달린다.
왼쪽에 초여름 초록빛 산에
수염 같은 안개가 걸쳐있다.
구브러진 커브길로 달리는데
오른쪽에 트럭이 누워있다.
나조차도 속도를 늘리면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
사람의 앞 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빗물 사이로 웃고 있는
다람쥐 눈망울 같은 희망이 있다.
나를 살리고 내 가족을 살리는 희망.
흐릿한 하늘에 하얀 태양이 땅을 본다.
그리고 서로 다른 나란히 달리는
나그네이면서도 가족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희망.
빗길은 그렇게 내일이란 시계 소리와 함께
미래를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