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현실감이라곤 쥐뿔도 없는 내가
가상화폐에 투자(쥐똥만큼)한답시고 뛰어들었더니;; 눈이 팽팽 돌아간다 @@
(스팀잇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모티콘이 있었으면 좋겠다. 간절히)
나는 뼛속까지 거북이세포인지라ㅠㅠ
하나에서 열까지 이해해야
아, 그렇구나...납득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 내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에 겁도 없이 발을 들이다니
조상님이 벌떡 일어나서 말릴 상황이다.
결혼하기 전엔 은행 한 번, 동사무소 한 번
(촌스럽기는...주민센터로 바뀐지가 언젠데.)
가본 적 없다고 하면 다들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어머,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나봐~~
아니에요. 흙수저 물고 태어났어요.
.......
나는 관심 밖의 일은 유치원 아이 수준만큼도 지식이 없다. 완벽하게.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잖아. 모르는 척은~~
관심 밖의 지식은 시험이 끝나는 순간 머리에서 사라져요. 깔끔하게 백지로 돌아가더라고요.
.....
그래도 나름 잘 살아왔다.
뉴스를 보지 않고도, 금리가 뭔지 몰랐어도
단 한 번도 불편함을 느낀 적 없었다.
중학시절엔 헤르만 헤세 책을 끼고 살았고
고등학교 다닐 땐 순정만화를 배껴 그리고 있었고
20대 초반엔 어쩌다 인도철학책을 읽고는
삶의 근본이 뭘까, 왜 태어났을까...그런 생각에 빠져 답을 찾는다며 한없이 방황했고
결국 불화에 미쳐 인간문화재 밑에서 수련도 하고
불교대학에 들어가 스님이 될 뻔?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뉴스를 보지 않아도,
금리를 몰라도 상관없는 시간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 나를 거두어 준 남편은 그야말로 부처님이다. 잘하는 거라곤 청소와 정리.뿐이니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 꽤나 뒤집어졌을 것이다.
관심 밖의 일들에 대해선 완벽하게 백지 상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사람도 남편이다.
남편 말로는 내 얼굴이 무기.라서 괜찮단다.
건드리면 피곤하게 생긴 얼굴이라 아무도 속일 생각을 안할테니 다 알고 있다는 표정만 지으면 된단다.???
최근에 이런 말을 들었다.
어머, 형사님인 줄 알았어요~~~
@@ .....
깍쟁이같이 생겼다는 말은 양반이었구나...ㅠㅠ
이런 내게 현실감이 생기기 시작한 계기는 아이였다.
아이가 생길 즈음부터 시작해서 6~7년 우리는 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지만
경제 관념도 없고 현실감 떨어지는 나는 음..뭔가 좀 불편한지도..하는 느낌으로 크게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쪽으로는 사고회로가 발달하지 않은지도..)
그런데 우리 아이가 문제?였다.
하루종일 책만 보는 게 아닌가.
독특한 구석이 있어 도서관은 맞지 않았기에 하는 수 없이 집에서 책을 읽혀야했는데 대여를 해도 아무튼 책값이 버거웠다.
그때 처음으로 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림에 대한 욕구가 완전히 사라졌다. 거짓말처럼.
현실의 문이 열리자 그때까지 내가 속해 있던 세계가 일제히 무너졌다. 나는 지독한 공황상태에 빠졌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더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다고 느꼈을 때 나는 바뀌어 갔다. 예전과 다른 성향이 되어갔다. 목표를 잡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고 철처히 지켜냈다. 감성이 있던 자리엔 이성이 들어섰다. 나 자신이 어리둥절할 만큼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현실에 발붙인 두번 째 인생은 속도가 붙기 시작하자 스스로 제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곤 펑!
1월에 암수술을 받았다.
암진단 받는 날 의사는 보호자도 없이 혼자 와서
남 얘기 하듯 아무렇지 않게 듣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지만, 그 순간 든 생각은 이랬다.
내일 당장 죽는 것도 아닌데 뭣때문에?
성향이 바뀌면 감성도 달라진다. 예전엔 슬픈 이야기에 반응했지만, 바뀐 뒤의 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에 반응했다. 감동적인 사연.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수술을 받고 나자 상황은 또 달라졌다.
일단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일상이 느리게 나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낮잠도 자고 게으름도 피우고 수술 후 부작용을 핑계삼아 대충 넘어가는 일들이 많아졌다.
지금,
첫번 째 삶과 두번 째 삶을 알맞게 버무리는 방법을 익히는 중이다.
현실감 없음과 있음을 적당히 섞는 중이다.
인생이란 재미있다. 살다보니 별 일 다 있다.
첫번 째도 두번 째도 마찬가지였지만 명심할 것은 하나 뿐이다.
자신한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되,
선택을 했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기.
앞으로 또 몇번 째 삶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세포에 없는 경제 관념을 배우기는 정말 어렵다.
헉!!! 얘기가 왜 이렇게 샜지????
아줌마 수다는 이래서 쓸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