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토, 어느 살인자의 회심 (5~6)

woojooin(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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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즈메 호쿠토는 그 누구한테도 안겨 본 기억이 없다.
사람의 품이 따뜻한지 차가운지도 모른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호쿠토를 안아 준 적이 없다. 다정하게 어루만져 준 적도, 손을 잡아준 적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호쿠토한테 어른의 손은 곧 주먹이었다. 어른이 손을 머리 위로 추켜들면 즉시 몸을 움츠려 머리와 배를 감싼다. 그것이 호쿠토가 육체 접촉을 대하는 가장 자연스런 반응이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머리를 감싼 두 팔의 틈사이로 상대의 움직임을 잘 살피는 일이다. 어디를 맞을지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일격엔 엄청난 아픔이 따르는 데다 의식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저런 괴물 앞에서 의식을 잃었다간.... 차라리 죽을 만큼 아프더라도 꾹 참고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더 낫다.
부모님과의 신체 접촉은 심한 고통을 동반한 타격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그것은 호쿠토가 다섯 살에 '희망의 언덕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도, 여덟 살에 '마츠시마 제3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불에 달군 쇠를 살에 대는 듯한 뜨거운 충격. 부모님이 고마워하라며 호쿠토한테 주는 것은 고통뿐이었다.

아버지 하시즈메 시코우의 존재가 호쿠토한테는 공포의 근원이었다.
딱히 좋은 체격은 아니지만 자신의 두 배정도 되는 키에, 몸무게는 세 배쯤 나가는 아버지는 언제나 괴로운 듯한 표정에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영재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관이었던 할아버지가 동경대 출신이 아니면 고위직에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뒤늦게 본 외동 아들, 시코우한테 모든 기대와 여력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동경대를 나오지 않고는 고위직에 오를 수 없어. 동경대를 나오지 않고는 출세도 못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려면 동경대를 나와야 해.'
시코우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초등학교 과정을 모두 끝낸 상태였다. 초,중학교에서는 늘 전교 1등이었고, 해마다 동경대 합격생을 50명씩 배출한다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도 무난히 들어갔다. 주위에서는 영리하고 밝은 성격에 웃는 얼굴로 예의바르게 인사할 줄 아는 우등생이라며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대입시험 4일 전에 걸린 홍콩A형 인플루엔자가 시코우의 운명을 갈랐다. 시험에서 떨어진 시코우는 절망했고, 급기야 부모님께 욕을 퍼부으며 폭력을 휘두르게 되었다. 만약을 위해 응시해두었던 사립대학 법학부에 입학했지만 더 이상 공부에 열을 올리진 않았다. 졸업한 뒤에는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된 주택건설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코우는 상사와 말다툼을 벌였다. 주택전시장에 세울 모델하우스의 벽장 내벽에 습도조절기능이 있는 타일의 사용 여부를 두고 벌어진 말다툼이었다. 언쟁 끝에 시코우는 상사를 심하게 때렸고 결국 그 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때가 스물여덟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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