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번역)호쿠토, 어느 살인자의 회심(15-16)

woojooin(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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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심해선 안 돼.' 

아버지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빛이 묘하게 번뜩이더니 호쿠토를 향해 웃어 보였다. 

"좀 더 반성하고 싶어하는 걸 보니, 넌 참 착하구나. 누군가를 소중히 한다는 건 참으로 괴롭고 힘든 일이지. 나는 너를 소중히 여기니까 벌을 하나 더 줘야겠다. 알겠지?"

호쿠토는 눈앞의 식탁이 성큼성큼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젓가락과 밥그릇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간다. 눈물이 고였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면 또 맞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을 훔쳐 먹는 인간은 굶어야지. 베란다에 나가 서있거라. 날이 바뀔 때까지야. 미사코, 이거 좋은 교육이 되겠는데." 

다시 데운 장국을 들고 어머니가 식탁으로 돌아왔다.  

"그러게요. 호쿠토, 뭐하니? 아버지께 감사드리지 않고." 

가슴 속이 까만 어둠에 묻혔다. 호쿠토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어머니는 폭력의 화살을 아들한테 돌리기 위해 아버지의 환심을 사느라 언제나 잔혹한 명령을 내린다.

"참, 그렇지! 음식을 훔치는 아이한테 잠옷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 발가 벗고 서있어."

아직 벚꽃도 피지 않은 3월말이었다. 다음 달이면 호쿠토는 2학년이 된다. 뱃속을 쥐어뜯는 듯한 공복감을 끌어안은 채, 호쿠토는 잠옷을 벗고 무거운 거실 창문을 열고 11층 베란다로 나갔다. 맨몸으로 느끼는 바람은 한겨울과 다를 바 없었다. 아파트 집집마다 켜져 있는 불빛이 매몰게 보였다. 어머니는 창문 고리를 걸고 식탁으로 가버렸다. 호쿠토는 몸을 잔뜩 움츠렸다. 본능적으로 배를 두 손으로 감싸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았다. 창문 너머에선 아버지와 어머니가 저녁이 차려진 식탁에 앉아 있었다. 아무 것도 느끼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도록 하자. 호쿠토는 마음의 스위치를 끄고 베란다 저편 하늘을 바라보았다. 등은 곧게 펴야지. 그렇게 하면 아주 조금 비참한 기분이 사라지니까.한밤이 될 때까지 호쿠토의 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어째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걸까. 

호쿠토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다른 집도 모두 호쿠토네처럼 가정교육이 엄할 거라 생각하 그나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것이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당연한 방법이자 애정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학년이 되면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하루가 멀다 하고 부모님한테 맞는 아이는 자신뿐이었다. 오히려 다른 부모들은 주말엔 아이와 사이좋게 외출도 하고, 오후엔 근처 공원에서 캐치볼을 하며 놀아주기도 하고, 악몽으로 잠이 깨면 꼭 끌어안고  함께 잔다는 것이었다. 꿈같은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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